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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윤성빈과 경쟁한 돔 파슨스, 극적 ‘동메달’에 가족 ‘눈물 바다’

입력 : 2018-02-16 13:23:36 수정 : 2018-02-16 13: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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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평창·권영준 기자] 윤성빈이 2018년 새해 아침을 활짝 열었다. 아시아 최초 썰매 종목 금메달이라는 역사를 새겼고, 두 팔을 번쩍 든 윤성빈은 큰 절로 국민에 새해 인사를 올렸다.

윤성빈은 16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3~4차 시기에서 완벽한 주행을 선보이며 대회 정상에 올랐다. 한국 스켈레톤 사상, 그리고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역사를 썼다.

윤성빈의 값진 금메달도 의미가 있지만, 이날 윤성빈과 함께 시상대 위에 오른 메달리스트들의 극적인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우선 동메달 리스트 돔 파슨스(영국)는 예상하지 못해 극적인 메달 획득으로 경기장을 찾은 영국팬을 열광에 빠트렸다. 특히 관중석을 지키던 파슨스의 어머니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역주를 지켜봤다.

이날 파슨스는 4차 레이스 18번째로 출발했다. 17번째로 출발한 러시아의 트레구보프 니키타(러시아)가 3분22초18로 1위에 올라있는 상황. 파슨스가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니키타를 앞질러야 했다. 파슨스의 뒤에는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와 유력한 금메달 후보 윤성빈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파슨스는 스타트 기록 4초88를 찍었다. 4차 레이스 20명 가운데 16위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출발이 다소 늦었던 파슨스는 코스 중반까지 속도를 붙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현장에 있던 영국팬은 “컴온 돔~ 고 돔~”을 외치며 응원했다.

응원의 목소리를 들었을까. 파슨스는 중반이 무서운 속도로 주행에 탄력을 붙였다. 최고 속력 128㎞까지 끌어올린 파슨스는 무섭게 기록을 단축했고, 막판 스퍼트에 나섰다. 결과는 3분22초20. 니키타보다 0.02초 뒤진 기록이었다.

두쿠르스와 윤성빈이 제 속도로 주행을 한다는 가정 하에 최종 성적 4위가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이를 잘 알고있는 파슨스도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영국팬들은 아쉬워했지만, 파슨스의 역주에 박수를 보내며 경기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이제는 두쿠르스의 차례. 두쿠르스는 스타트 기록은 4.69. 2위에 해당하는 순위였다. 초반 역주를 펼치며 윤성빈과의 맞대결 승리를 위해 속도를 붙였다. 그러나 욕심이 과했을까. 중반 이후 스켈레톤이 빙벽에 부딪히는 실수를 저질렀고, 자신의 강점이 막판 주행에서 힘을 잃어버렸다. 결국 두쿠르스는 3분22초7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니키타와 파슨스보다 늦은 기록이었다. 즉, 파슨스의 동메달이 사실상 확정된 순간이었다.

영국팬들은 두쿠르스의 기록을 확인하는 순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급기야 눈물을 펑펑 쏟으며 기뻐했다. 그는 파슨스의 어머니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파슨스의 어머니와 곧바로 인터뷰를 나눴고, 그는 “파슨스가 너무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극적인 동메달이었다.

니키타의 은메달도 극적이다. 러시아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약물 파동’에 휩싸이며 출전권을 박탈당했다. 다만 도핑검사를 통과한 선수들에 한해 개인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러시아의 스켈레톤 간판 알렉산드로 트레티아코프가 도핑을 통과하지 못하며 2014 소치올림픽 금메달 박탈은 물론 평창행도 무산됐다.

스켈레톤 신예 니키타에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주니어 무대 최강조로 꼽혔으나, 성인 무대에서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소치 올림픽에서도 6위, 세계랭킹에서도 5위였다. 월드컵 시리즈 최고 성적 2위였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권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니키타는 1차 레이스부터 역주를 펼치며 윤성빈을 추격했다. 두쿠르스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지켰다. 그러나 3차 레이스에서 관록을 드러낸 두쿠르스에 2위 자리를 내주는 등 4위까지 떨어지며 고비를 넘지 못하는 징크스가 드러나는듯 했다.

그러나 니키타는 마지막 주행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속도를 냈고, 결국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조국 러시아 유니폼을 입지 못했지만,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 외로운 싸움을 이겨내고 시상대에 올라섰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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