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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 평창다이어리] '언터처블' 클로이 김 '한국 스노보드 희망' 비추다

입력 : 2018-02-13 05:19:33 수정 : 2018-02-13 05: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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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평창·권영준 기자] ‘클로이 김 프로젝트’

한국 스노보더가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장면을 볼 수 있을까. 장담할 순 없지만, 가능성이 있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 범접할 수 없는 실력을 증명한 클로이 김(18·미국)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한국 스노보드에 희망이 따사롭게 비치고 있다.

한국계 2세로 미국에서 태어난 클로이 김은 지난 12일 강원도 휘닉스 스노우파크에서 치른 ‘2018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1~2차 예선에서 세계랭킹 1위다운 활약을 선보이며 95.50을 획득, 여유있게 결선에 진출했다. 13일 오전에 열리는 결선에서 금메달이 유력하다. 말 그대로 ‘언터처블’이다.

클로이 김의 명품 퍼포먼스를 감상하는 사이, 한국 스노보드는 성장의 원동력을 찾아야 한다. 클로이 김 자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정답이 있다.

클로이 김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아버지가 한국인이다. 즉, 신체적 조건은 신체적 제약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지난 소치올림픽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네덜란드가 강세이다. 12일 현재 남녀 9개 종목에서 6개(금3 은1 동2)의 메달을 휩쓸었다. 나라 전체가 스케이팅을 즐기는 저변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신체적 조건도 무시할 수 없다. 다리가 길고 근육이 탄탄해 치고 나가는 힘이 강하다. 하지만 스노보드는 힘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유연함이 더 중요하다.
스노보드 관계자는 “스노보드는 체조를 기반으로 한다. 화려하고 정확한 곡예 선보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며 “그래서 스노보더는 키가 작고 땅땅한 체구, 쉽게 설명하면 기계 체조 선수와 같은 체형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결선에 진출한 12명의 선수 가운데 신장이 170㎝가 넘는 선수는 리우 지아위(172㎝)가 유일하다. 11명의 선수가 모두 160㎝대이다. 클로이 김 역시 160㎝이다. 특히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아시아계 선수는 클로이 김 포함 5명이다.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2명씩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를 파악한 대한스키협회는 대한체육회와 손잡고 이미 3년 전부터 영재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1년에 2차례 해외 유명 코치를 불러와 스노보드 영재로 선발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하고, 스노보드 성지인 미국 캘리포니아 맘모스로 떠나 교육을 받는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프로젝트 1세대는 현재 중학생이 됐고,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노보드 신동’ 조현민(16·부안중)이다. 조현민은 9세에 이미 국내 초등부 최정상에 올랐고, 이어 FIS(국제스키연맹)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1위, 유로파컵 선수권대회 하프파이프 1위(2017) 등 세계무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하프파이프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대한스키협회 사상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만 막판 올림픽 포인트 관리에 실패하며 평창행이 좌절됐다. 만약 조현민이 평창올림픽에 출전했다면, 지난 11일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레드먼드 제라드(17·미국)와 세기의 ‘영건’ 대결이 이뤄질 수 있었다. 분명한 것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조현민에게 충분히 기대를 할 수 있으며, 한국 스노보드가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이번 올림픽 스노보드에 출전한 권선우 이광기(이상 하프파이프)는 스노보드 불모지인 한국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그리고 이들의 터놓은 길을 따라 힘껏 점프해야 한다. 클로이 김이 보여줬듯이 한국인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확신으로 저변 확대와 영재 개발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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