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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선수 아닌 좋은 선수" 이상범 감독이 말하는 김주성

입력 : 2018-01-19 06:00:00 수정 : 2018-01-19 01: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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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김)주성이는 좋은 선수죠.”

김주성(39)과 이상범 DB 감독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감독은 코치부터 사령탑까지 지도자 생활의 대부분을 인삼공사에서 보냈고, 신인 드래프트 2002년 전체 1순위로 뽑혀 DB(당시 TG삼보)의 유니폼을 입은 김주성은 리그의 대표 ‘원팀맨’이다. 내내 적으로 상대했던 두 사람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한배를 탔다. 코치와 선수로 만나 결국 금메달을 합작하며 좋은 추억을 남겼다.

이 감독이 이번 시즌 DB의 지휘봉을 잡고 가장 처음 한 일은 김주성의 거취를 분명히 하는 것이었다. DB는 이 감독 영입을 통해 리빌딩 노선은 천명했던 터, 불혹을 바라보는 베테랑의 은퇴를 점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메스를 든 집도의는 “아무리 리빌딩이라도 계속 지면 안 되는 게 프로의 세계다. 젊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베테랑의 역할도 중요하다”라며 김주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사령탑이 바라보는 김주성의 가치는 ‘성적’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감독은 “농구를 잘하는 선수는 많다. 하지만 감독은 더 나아가 ‘좋은 선수’를 원한다. 좋은 선수는 농구를 잘하는 건 물론, 팀원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도 갖추고 남들에게 베풀 줄도 안다”라며 “주성이는 그런 의미에서 좋은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개인 통산 1만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던 때, 김주성은 한 가지 바람을 전했던 바 있다. 한 시즌 정도를 더 뛰어 통산 득점 2위(1만19득점)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고지까지 33점만을 남겨둔 채로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이 감독이 내민 손을 잡고는 자세를 한껏 낮췄다. 첫 면담에서부터 “보수는 중요치 않다. 계약 기간은 1년으로 하겠다”라고 먼저 나섰다.

현재 DB를 선두로 이끈 4쿼터의 힘은 김주성이 중심에 있다. ‘에이스’ 두경민은 "확실히 수비에서는 안정이 되고, 공격 흐름에 대해 맥을 짚어준다.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크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이 감독은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선수에게 추가 시간을 선물했고, 팀의 돌풍을 이끈 김주성은 스스로 은퇴를 선언하며 그 은혜에 답했다. 은퇴 투어가 시작됐던 지난 5일 잠실학생체육관, 이 감독은 “나도 모르게 ‘1년만 더 쓸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라며 웃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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