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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순위 경쟁 속 불편한 진실, 외인 트라이아웃 왜 했나요

입력 : 2018-01-08 06:00:00 수정 : 2018-01-07 23: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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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이번 시즌 남자 프로농구(KBL)는 가히 역대급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7일까지의 순위표를 살펴 보면 1위 DB(23승9패)부터 6위 전자랜드(18승14패)까지 5게임 차로 바투 붙어 있다. 최근 10년간 가장 치열한 순위 경쟁이다. 연패나 연승을 올리면 순위가 금세 뒤바뀐다.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선 이보다 흥미로울 수 없을 듯하다.

하지만 순위 경쟁을 자세히 살펴보면 ‘불편한 진실’을 하나 엿볼 수 있다. 5위인 인삼공사부터 전자랜드, 삼성(7위), LG(8위)를 제외한 6개 팀이 모두 개막에 앞서 트라이아웃에서 선발한 외인을 과거 KBL에서 뛰던 ‘검증된 외인’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그중 kt와 오리온을 제외한 4팀이 나란히 1∼4위에 위치해 있다. 사실 전자랜드 또한 아넷 몰트리를 제임스 메이스로 바꾸려다 선수 사정으로 불발이 되기도 했다.

어떻게 상위 팀들이 시즌 전 급하게 바꾼 외인들로 성적을 낼 수 있는 걸까. 이는 KBL이 최근 3년간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외인은 드래프트 참가 없이도 중도 교체로 KBL에 올 수 있게 허락하면서 발생했다. 경력자 외인들은 안 뛰어도 뽑힐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기에 굳이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는 수고를 기피했고 수준 미달의 외인들만 대거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대체자원이 원자원보다 가치가 높아지는 기이한 현실이 벌어졌다. 구단 입장에선 가승인 제도를 써도 2라운더급 외인을 1라운더급으로 바꿀 수 있기에 얼씨구나 교체에 나섰다. 실제 상위 팀들이 바꾼 외인들은 누가 봐도 트라이아웃 1라운더급이다.

물론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개막 전부터 가승인 제도 편법을 노리는 구단들이 많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이는 실제로 이루어졌다. 교체한 구단은 구단대로 교체 비용만 더 나가고 개막 전에 교체된 외인들은 상처만 입었다. 뒤늦게 외인을 바꾼 팀들은 순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대체 무엇을 위한 트라이아웃이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현직 감독 A는 “트라이아웃 때부터 가승인 난리가 날 것 같더라. 1라운더를 2명 보유할 수 있는데 어느 팀이 안하겠나. 우리도 일찍 안 한 것이 조금 후회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KBL은 단점만 가득했던 트라이아웃을 폐지하고 다음 시즌부터 자유계약제(외인 2명 샐러리캡 70만달러 이내)로 변경하기로 했다. 중요한 점이 있다. 제도는 바꾼다고 끝이 아니다. 자유계약도 파고들면 얼마든지 허점을 찾을 수 있다. 이번 시즌에 불거진 문제 외에도 발생할 수 있는 편법들을 줄일 수 있도록 확실한 제도와 페널티를 만들어야 한다.

club1007@sportsworldi.com 경력자 외인의 대표적인 케이스. 애런 헤인즈(SK·왼쪽) 로드 벤슨(DB)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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