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통합 6연패에 도전하는 팀은 달랐다. 시즌 초반 2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20일 KDB생명전 승리를 포함한 8연승 행진 속에 전반기를 단독 1위(13승3패)로 마감했다. ‘우리은행을 향한 걱정은 쓸 데 없는 걱정이다’라는 여자농구계의 속설이 다시 한 번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포함한 선수들이 이럴 때 일수록 위기의식을 느껴야한다고 강조했다.
위 감독은 “이렇게 말하면 다른 팀들은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연승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연승을 할수록 분위기가 좋지 못해 두렵다. 현 시점에서 기록은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선수들이 잇단 승리에 도취돼 자칫 나태해질 수도 있음을 우려한 발언이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단독 1위지만 2위 국민은행과의 격차는 반 경기차에 불과하다. 게다가 한 경기를 더 치렀기에 국민은행이 후반기 첫 경기에서 곧장 승리라도 거둔다면 두 팀 간의 격차는 사라진다.
게다가 주전 선수인 김정은이 어깨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도 없다. 다행히 경과는 좋다고 하나 최소 4주 정도는 전력에서 배제해야한다. 우승 경쟁이 그 어느 시즌 보다 접전 양상인데, 전력마저 온전치 못한 것이다.
다행히 선수들도 연승을 불안해하는 위 감독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맏언니’ 임영희는 “저 역시 연승 후 나태함을 경계하고 있다. 8연승을 했지만 국민은행과의 격차가 크지 않고 (김)정은이가 부상까지 당해 여유를 느낄 새가 없다. 오히려 더 긴장하며 시즌을 치르고 있다”라고 답했다.
우리은행은 21일부터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한다.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휴식기지만 위 감독은 “휴식기에 많이 쉴 수는 없다. 이틀 정도만 휴식을 부여할 생각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당장 김정은의 대안을 찾고, 이에 최적화 된 팀플레이를 맞춰보는 것은 물론 여전히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고 있지 못한 대체 외국인 선수 데스티니 윌리엄스도 손을 봐야 한다. “하나를 고치면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올시즌은 정말 힘겹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 같다”는 위 감독의 하소연은 다 이유가 있다. 만족을 모르는 그의 눈은 벌써부터 후반기를 바라보고 있다.
swingman@sportworldi.com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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