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해 연말 시상식 싹쓸이한 KIA 양현종과 최다 득표로 3루수 황금장갑을 차지한 SK 최정 만큼이나 삼성 포수 강민호(32)가 주목을 받았다.
강민호는 올 겨울 스토브리그의 핫 이슈였다. 그는 2004년 롯데에 입단한 이후 올해까지 14년 동안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다. 4년 전인 2013년 11월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4년간 75억원을 받아 롯데에 잔류했고, 이번에도 롯데에 남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삼성에 4년 80억을 받고 새둥지를 틀었다. 영원할 것만 같던 ‘롯데의 강민호’는 이적은 야구계는 물론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런 강민호가 한해를 마감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찾았다. 포수 부분의 유력한 수상 후보인 강민호와 전 롯데 동료들과 해후는 꽤 주목을 받았다. 아니다 다를까. 동료에서 적으로 만난 강민호와 롯데 손아섭의 유쾌한 입씨름이 좌중을 크게 웃겼다.
먼저 도착한 손아섭이 레드카펫 입장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나섰다. 마침 다음 순번으로 레드카펫 행사를 마친 강민호는 손아섭에게 악수를 청한 뒤 “나는 지금도 네 볼배합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도발해 좌중을 크게 웃겼다.
손아섭도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았다. 강민호의 이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그래도 강민호 형의 유니폼을 살 팬이 이제 제 유니폼을 살 것 같다. 내 유니폼 판매량이 오를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또, 손아섭은 “(강)민호형은 100% 몸쪽 직구를 던질 것”이라며 대답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강민호는 예상대로 포수 부분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357표 중 211표를 얻었다. 강민호가 수상하자, 롯데시절 동료였던 이대호와 손아섭이 꽃다발을 들고 나와 수상을 축하했다.
이날 강민호는 수상 소감을 말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였다. 그는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롯데 팬들이 있어서다. 여러분들에게 받은 은퇴할 때까지 가슴에 새기겠다”고 울먹였다. 이날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만큼은 삼성의 강민호가 아닌 전 롯데 선수 강민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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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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