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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아재특집] ③ 이동국 "은퇴투어? 의미있지만…"

입력 : 2017-12-09 14:04:00 수정 : 2017-12-09 13: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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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주·권영준 기자] “은퇴 투어요? 의미 있죠. 다만,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는 ‘젊은 피’의 바람이 물결치고 있다. 혁신과 쇄신을 의미하는 새 얼굴은 등장은 정치 사회 경제, 그리고 스포츠판에도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최근 K리그 무대에는 30대 감독까지 등장했다. 이 가운데 묵묵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 걸음씩 큼지막한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 ‘선수’가 있다. 흔할 말로 ‘아재’라고 불리는, 2018년이면 한국 나이로 40살에 접어드는 ‘라이언 킹’ 이동국(38·전북 현대)이 주인공이다. 최근 성화 봉송을 하기 위해 전북 전주시를 찾은 이동국과 스포츠월드가 만났다.

▲”은퇴투어… 의미있지만, 내가 선택할 문제 아냐.”

이동국에겐 이제 1년이 간절하고 소중하다. 일단 전북 현대와 1년 재계약에 성공하며 은퇴를 1년 후로 미뤘다. 당장 2018시즌 종료 후 은퇴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은퇴라는 단어가 점점 더 가까이 오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었다. 그와 동갑내기 친구인 김은중, 박동혁은 각각 23세 이하 국가대표팀 코치와 아산 무궁화 감독으로 부임하며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1년 선배인 고종수 역시 대전 지휘봉을 잡는다. 그는 “친구들이 지도자로서 좋은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면서 “친구들은 정상적인 길을 걷고 있는 것이고, 내가 비정상”이라고 껄걸 웃었따.

그래서 물었다. 만약, 은퇴의 순간을 결정한다면 ‘프로야구 이승엽의 은퇴투어’처럼 의미 있는 마무리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러나 이동국은 베테랑이었다. 그는 취재기자를 향해 “그건 언론에서도 더 원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껄껄 웃으며 되물었다. 아차 했고, 반박할 수 없었다.

정곡을 찔린 기자의 표정을 보더니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나도 이승엽 선수의 은퇴 투어 모습을 봤다. 나 역시 그런 자리에 선다면 분명 의미가 클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사실 축구는 야구와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축구는 교체 선수가 경기당 3명으로 한정돼 있다. 경기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나의 은퇴투어라는 것 때문에 교체 카드 1장을 소모하는 것은 위협 부담이 크다. 감독님께도, 구단에도 부담”이라고 전했다. 자신의 욕심보다는 팀의 맏형이자 핵심 공격수가 지녀야 할 책임감이 더 큰 모습이다.

축구판에서는 아직 은퇴 투어 개념이 시도된 적은 없다. 그러나 이동국이 K리그에 남긴 족적을 생각하면, 실현하기에는 충분하다. 각 연고지 마지막 원정경기에서 레전드의 마지막 꽃길을 축복해주는 것도 K리그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만약 여건이 어렵다면 은퇴 시즌 올스타전 주제를 이동국으로 잡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유럽처럼 시즌 종료 후 이동국 은퇴 경기를 개최하는 것도 고려해 볼 법하다.

이동국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내가 선택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연맹, 구단, 그리고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라고 미소지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전주·권영준 기자, 전북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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