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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감독만 교체하면 팀이 달라질까요

입력 : 2017-12-08 05:25:00 수정 : 2017-12-08 09: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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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날씨야 네가 아무리 추워 봐라, 내가 옷 사 입나 술 사 먹지.’

‘술타령’(신천희 시인 作)의 한 구절이다. 칼바람이 부는 겨울밤 칼칼한 김치찌개에 소주 한 잔이면 얼어붙은 마음이 살살 녹는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 소주 한 잔이 겨울 추위를 막아주진 못한다. 궁극적으로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는 두꺼운 재킷을 사는 것이 술 한 잔보다 낫다. 술 한 잔은 추위를 피하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축구판이 춥다. 시즌이 끝나고 겨울에 접어들면서 칼바람이 매섭다. K리그 각 구단 사령탑에 변화가 크다. 우선 K리그 클래식에서는 전남 드래곤즈가 노상래 감독의 후임으로 유상철 감독을 선임했다. 이어 K리그 챌린지에서는 성남FC가 박경훈 감독 대신 남기일 감독을, 대전 시티즌은 고종수 감독을 선임했다. 이어 아산 무궁화가 박동혁 감독을, 서울 이랜드FC가 인창수 감독을 영입했다.

신임 감독을 선임한 구단은 2017시즌 ‘실패’를 경험한 팀이다. 전남은 시즌 막판 14경기 무승(6무8패)이라는 참담한 행보를 보였다.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했던 11위 상주와는 승점 동률에 다득점에서 앞서 가까스로 잔류했다. 잔류 당했다는 말이 어울렸다. 챌린지의 성남FC 역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유력한 승격 후보로 꼽혔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아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양이나 서울 이랜드, 대전은 챌린지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만큼 방한 대책이 필요하다. 다만 감독 교체는 추위를 막는 궁극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분위기는 바꿀 수 있겠지만, 부진을 거듭했던 팀을 단숨에 바꾸지는 못한다. 추운 겨울 소주 한 잔이 될 수 있지만, 궁극적인 방한 대책은 아니라는 뜻이다.

프로구단이 부진했거나, 실패했다면 당연히 변화해야 한다. 다만 팀이 변모하기 위해서는 감독 교체와 함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투자에는 인색한 채 감독만 교체하는 것은 성적 부진과 실패의 모든 책임을 오롯이 감독에게만 전가하는 일이며, 잠시나마 추위를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성남 지휘봉을 잡는 남기일 감독을 시작으로 유상철 전남 감독 등은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잠재력 있는 지도자들이다. 고종수, 박동혁 역시 초보 감독으로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구단의 지원 없이는 이들의 성공도 보장할 수 없다. 날씨가 차면 술 한 잔도 좋지만, 재킷도 사야 효과적으로 추위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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