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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2-07 05:58:00, 수정 2017-12-07 09:29:48

[SW포커스] ⑤에이전트 제도 도입, FA 양극화 우려 불가피

  •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현재로써는 상위 10%의 선수만 혜택을 볼 수 있는 제도다.”

    KBO는 2018시즌부터 선수대리인(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프로 선수들의 계약부터 생활 전반까지 관리하며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에이전트는 그동안 리그의 공공연한 비밀에 가까웠다. 최근 몇 년 사이 FA 최대어들의 협상은 에이전트들이 주도해왔고, 구단 역시 규약 위반 사항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들과 대면해왔다. 그러나 오는 22일 제1회 공인 자격시험을 실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 제도는 공식화된다.

    물론 잘만 정착된다면 계약 과정에서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며 구단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방지하고, 마케팅 업무를 전담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은 게 현실이다. 특히 ‘부익부 빈익빈’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에이전트사의 수익 구조 자체가 S급들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에이전트를 선임한 선수는 계약이 성사되면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의 형식으로 지급하게 돼 있어 에이전트의 역할이 A급 선수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 팀의 협상 실무 담당자는 “에이전트가 나서서 몸값을 올린다고 해도 시장가가 낮은 선수들로부터 나오는 수익은 미미하다. 결국 에이전트는 상위 10%의 선수로 혜택을 봐야 한다는 말인데, 그렇게 되면 모기업에 재정을 의존하는 한국의 구단들은 그 부담을 나머지 다수의 선수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라고 바라봤다.

    절대 금액 자체가 적은 B급 선수의 입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올 시즌 1,2군을 오갔던 한 선수는 “사실 팀에 대형 FA가 들어오면 동료 입장에서는 밥그릇이 오가는 일이라 마냥 반가울 수가 없다”라면서 “지금 내 연봉에서 올라봤자 얼마나 되겠는가. 수수료까지 부담하고 에이전트사에 속할 필요도 없고, 그들도 나 같은 급의 선수에게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에이전트들의 변질된 한탕주의를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비교적 선수 풀이 작은 KBO리그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려다 보니 거시적인 선수 생활이 아닌 단기적인 계약 규모에만 매몰된다는 것이다. 한 지방 구단의 수뇌부는 “객관적인 판단으로는 코치 제의가 나오면 받아들이는 게 나은데, 에이전트가 선수에게 바람을 넣어서 이런 부분에서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의 인생을 보고 조언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도 있더라”라고 안타까워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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