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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④] '잔류' 선택지 밖에 없는 베테랑 FA의 잔인한 겨울

입력 : 2017-11-29 06:15:00 수정 : 2017-11-29 0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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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결국 저에게 선택지는 1개입니다.”

올겨울 FA 자격을 얻은 한 베테랑 선수의 말이다.

베테랑 FA들에게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FA 자격을 얻어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는 선수는 모두 18명이다. 여기에 해외 유턴파인 황재균과 김현수까지 더하면 모두 20명이 FA 시장에 나와 각 구단의 선택을 기다렸다.

현재까지 FA 시장에서 계약을 맺은 선수는 모두 5명. 그런데 민병헌과 김현수 정도만 제외하고 나머지 13명은 여전히 협상 주도권을 사실상 잃어버린 상태다.

KBO리그는 몇 해 전부터 육성 기조가 강해졌다. 실제 현재 리그 내 거의 전 구단이 젊은 선수들의 미래 가치 발견에 포커스를 두는 분위기다. 수년간 젊은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리빌딩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두산과 NC의 선전이 리그 분위기를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올겨울 이런 분위기가 더욱 심해졌다. 과거 실적보다 향후 가능성에 무게를 둔 선수 개편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래서 올해 FA 시장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찬밥 신세’다. 큰돈은 물론 다년계약도 쉽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FA를 영입하기 위해선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의 유망주를 보상선수로 원소속팀에 내줘야 하는데, 폐쇄적인 KBO리그에서 유망주 출혈을 감안하고 데려오기란 쉽지 않다.

결국 나이가 찬 베테랑 FA의 선택지는 ‘원소속팀 복귀’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현재 FA 시장을 잘 알고 있는 소속구단은 만족스럽지 않은 계약조건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나온 준척급 혹은 그 이하 선수들은 원소구단들의 냉담한 반응만 확인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러 구단이 팀에서 풀린 FA와 “몇 차례 만났다”고 하지만 이는 립서비스에 가깝다. 오래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유리해지는 쪽은 원소속구단이다.

현재 시장에 나선 대다수 FA가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울며 겨자 먹기로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한때 리그를 주름잡았던 베테랑 선수들은 잔인한 ‘프로의 생리’를 체감하고 있다. 이들에게 올해 FA 시장은 잔인한 현실이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왼쪽부터 정근우-이대형-채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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