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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그리고 FA?' 박병호가 택한 것은 자존심이었다

입력 : 2017-11-28 06:00:00 수정 : 2017-11-28 09: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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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홈런왕’ 박병호(31)의 귀환, ‘돈’보다 ‘자존심’을 택했다.

깜짝 소식이다. 박병호가 돌아왔다. 넥센은 27일 박병호와 연봉 15억 원에 2018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5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이로써 3년 만에 다시 KBO리그 무대에 서게 됐다. 발표 후 박병호는 “고향 팀으로 돌아온 만큼 팬 여러분께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년 시즌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던 올 시즌이다. 시작부터 꼬였다. 지난해 손가락 수술을 시즌을 조기 마감해야 했던 박병호(62경기 타율 0.191 12홈런)는 이를 악물었다. 비시즌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보다 철저히 준비했다. 하지만 현실은 차가웠다.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마이너리그로 이관됐고,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19경기 타율 0.353 6홈런)을 보였음에도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올해 마이너리그에서만 111경기 출전한 것이 전부였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즌이 끝났음에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고 미국에 남아 훈련에 전념했을 정도로 재도전 의지가 높았다. 그럼에도 결국 국내 복귀를 선택한 이유는 ‘야구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힘들면 언제든 돌아오라’는 구단의 격려도 박병호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한 몫을 했다. 박병호는 지난 2년간을 되돌아보며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후회는 없다. 개인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 번 마음을 정하고 난 뒤엔 거칠 것이 없었다. 미네소타 구단에게 직접 의사를 전달했다. 미네소타에게서 답변을 받은 것은 11월 초. 구두로 이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전해 들었고, 27일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눈앞의 이익은 과감히 포기했다. 박병호는 2016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1200만 달러(약 130억6000만원)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경기 출전 수에 관계없이 2018~2019시즌 받을 연봉만 매년 300만 달러(약 32억6000만원). 2년 뒤 미네소타에서 옵션을 행사, 1년 더 계약 연장을 원하면 연봉 포함 600만 달러(약 65억4000만원)를 받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위로금 차원에서 50만 달러(약 5억4000만원)를 받을 수 있었다.

더욱이 박병호가 국내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4년을 더 뛰어야 한다. KBO 규약 제 164조에 따르면 ‘선수가 FA 권리를 행사한 후 또는 제 104조에 따라 외국에 진출하였다가 국내로 복귀한 후에는 소속선수로 등록한 날로부터 4시즌을 활동한 경우에는 FA 자격을 다시 취득한다’고 명시해 있다. 넥센과의 연봉 계약도 1년 단위로 해야 한다. 이미 KBO리그에서 7시즌을 채운 박병호.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복귀를 택한 셈이다.

박병호의 복귀로 넥센은 단숨에 내년 시즌 주목받는 팀이 됐다. 이미 1선발 에스밀 로저스를 총액 150만 달러(약 16억3000만원)에 영입한 넥센은 막강 ‘4번 타자’까지 갖추게 됐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엄청난 자원을 얻었다. 프런트에서 계속 움직임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면서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박병호는 미국에 가기 전부터 팀의 중심이었던 선수다. 실력은 물론 베테랑으로서 역할도 잘 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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