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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야기] SUN의 승부수… 109구 임기영은 과감한 한 수

입력 : 2017-11-18 07:00:00 수정 : 2017-1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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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도쿄 이혜진 기자] 임기영(24·KIA)의 109구, 혼신의 담긴 피칭이었다.

“5~6이닝 이상은 충분히 버텨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동열 감독의 예측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임기영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예선 2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7이닝 2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에 탈삼진은 7개나 잡아냈다.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였다. 덕분에 한국은 대만을 1-0으로 꺾고 결승전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임기영이다. 전날 한일전에서 석패한 한국 대표팀은 대만전마저 내줄 경우 그대로 예선 탈락이 확정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설상가상 타선도 도와주지 못했다. 하루 전만 하더라도 일본을 상대로 쾌조의 타격감을 보였던 방망이건만, 상대 선발 천관위에 꽁꽁 묶여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6회말 터진 이정후(넥센)의 적시 3루타가 아니었다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임기영은 꿋꿋하게 제 공을 던졌다. 마냥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3회, 4회, 6회 모두 주자를 득점권(2루)까지 내보냈다. 그 과정에서 볼 판정이 이해되지 않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으나 크게 흔들리진 않았다. 압권은 7회다. 6회까지 임기영은 이미 100개 가까운 공을 던졌지만, 선동열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임기영은 이에 완벽히 부응했다.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자신의 마지막 이닝을 완벽히 마무리 지었다.

임기영의 호투로 한국은 결승전 준비도 하게 됐다. 당초 선동열 감독은 임기영이 예상보다 빨리 내려올 경우를 대비해 박세웅(롯데)을 대비시켜 놓고 있었다. 선동열 감독은 “우리는 지금 결승전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대만전에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각오를 전한 바 있다. 한국은 이미 일본전에서도 7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대만전에서도 많은 불펜진을 가동했다면 결승전에 올라간다 해도 전략을 짜는 데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었다. 대만전에서 한국이 가동한 불펜진은 두 명. 임기영의 피칭이 더욱 반짝반짝 빛났던 이유다.

경기 후 임기영은 “포수 (한)승택이의 리드가 좋았고, 수비도 많이 도와줬다”면서 “대만전에서 이겨야만 그 다음 경기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크게 긴장하진 않았다.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하고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일본과 대만의 경기를 봐야 알겠지만, 우리 선수단은 일본과 한 번 더 붙고 싶은 마음이 크다. 결승전에 올라간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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