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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시간'에 투자 중인 현대캐피탈… 반등 조건 김재휘

입력 : 2017-11-17 06:00:00 수정 : 2017-11-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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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천안·권영준 기자] “암흑 속에서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흔들리고 있다. 표면적인 성적은 16일 현재 4승4패로 승률 5할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력의 기복이 나타난다. 지난 15일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치른 삼성화재와의 클래식 매치에서도 세트스코어 0-3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이를 두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는 눈에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정답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나의 몫”이라며 “반등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암흑 속에서 발버둥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최 감독이 밝힌 발버둥은 무엇일까. 그 중심에는 센터 김재휘가 있다. 그의 손에 팀의 리빌딩도 담겨있다. 2015∼2016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김재휘는 이번 시즌 입대로 자리를 비운 최민호의 공백을 메우라는 특명을 받았다. 야심 차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부족한 경험과 상황별 대처 능력은 아직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 신 감독은 “김재휘는 최민호가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재휘의 능력이 최민호를 따라갈 수는 없다는 뜻이 아니다. 최민호와 배구 스타일이 다르며, 이에 따라 동료들의 움직임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민호는 빠른 발을 활용해 타이밍 싸움에 능한 센터인 반면, 김재휘는 201㎝의 장신을 앞세워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다. 김재휘가 주전으로 뛰면 일단 센터 신영석의 움직임도 달라져야 하고, 세터 역시 이것은 인지하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 이와 복합적으로 사이드 라인의 공격에도 이전과는 다른 전술적 플레이가 이뤄져야 한다. 팀 전체가 현재 변화를 인식하고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최 감독의 생각이다.

여기에는 또 한가지 최 감독의 의도가 숨겨있다. 위기 의식이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정상에 올랐다고 해서 여기에 안주하는 모습을 철저하게 경계하고 있다. 선수시절 삼성화재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몸으로 직접 체험한 부분이다. 매시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정상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최 감독은 선수단이 그것을 스스로 느끼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다리고 있다.

이 모드 것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시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김재휘 역시 실전을 통해 실패와 고난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히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최 감독은 패배를 감수하더라도 그 시간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암흑이라도 최민호가 자리를 비운 2년의 시간 대비하겠다는 의지이다. 김재휘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허수봉-이시우로 이어지는 사이드라인까지 리빌딩도 가능해진다는 계산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목표를 정규리그 4위, 플레이오프 진출로 잡았다. 이 안에는 김재휘의 성장과 팀의 변화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포함하고 있다. 김재휘가 차근차근 성장해준다면, 포스트시즌에서 승부를 걸어 볼 만하다. ‘실패의 시간에 투자하고 있는 최 감독이 어떤 결실을 볼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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