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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권순찬 리더십의 정체는…선수단에 지핀 수컷 본능

입력 : 2017-11-13 09:34:59 수정 : 2017-12-13 01: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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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KB손해보험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혼전의 V리그, 1승1패에 따라 순위가 급격히 요동친다. 2라운드 초반이라고 해도 압도적인 팀이 없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만년 들러리 신세였던 KB손해보험의 약진이다. 13일 현재 KB손해보험은 5승3패 승점 14로 세트득실률에서 뒤져 삼성화재에 이은 2위다.

오프시즌 환골탈태를 선언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간판스타인 김요한을 트레이드로 떠나보내면서 실질적 전력의 구축에 힘을 쏟았고 누구보다 팀 사정을 잘 아는 권순찬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연고지 이전과 함께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팀이다.

최근 두 경기를 보면 KB손해보험의 달라진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8일 OK저축은행전에선 두 세트를 먼저 따고도 내리 세 세트를 내줬다. 배구경기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런데 12일 우리카드전에선 치고받는 싸움을 벌였고 세트스코어 2-1로 앞서던 4세트 20-24에서 듀스까지 끌고가 뒤집어 승점 3을 확보했다.

권순찬 감독의 리더십이 통하고 있다. 부임 후 패배의식을 지우기 위해 힘을 쏟았다. 2005년 리그 출범 이후 14번째 시즌, 그간 ‘봄배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세 시즌은 연속 6위로 마쳤다. 만년 하위권이다 보니 선수들도 시즌 초 의욕이 꺾이면 한 시즌을 자포자기했다. 권 감독은 코치 시절 이런 모습을 자주 봐왔지만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었다. 월권이 될 수 있었다.

답답했던 생각을 감독이 되면서 풀어내기 시작했다. 권 감독은 “예전에는 지면 라커에서 뭐때문에 졌다. 뭐때문에 졌다는 변명만 했다. 정말 듣기 싫었다”며 “지금은 준비를 하고 나가 코트에서만 보여줘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면 변명을 하지 말라는 일침이다.

서브에서도 스타일이 묻어난다. 무조건 ‘꽂아라’는 게 권 감독의 주문이다. 실제 세트당 2.061개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팀이다. 권 감독은 “지고 있어도 강하게 때려야한다. 조절해서 하는 것보다 자신있게 쳐서 미스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른바 V리그의 ‘닥강서(닥치고 강서브)’다.

근성도 강조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심판진을 향한 강도높은 항의, 또 실수에 자책을 하는 모습 등 감정적인 부분도 용인한다. 권 감독은 “우리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 그게 근성이고 (지면 화가 나는 것은) 자존심이다”고 말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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