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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긴급점검①] '뒤죽박죽' 신한은행, 시즌 신용등급 떨어진다

입력 : 2017-11-10 14:40:53 수정 : 2017-11-10 1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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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뒤죽박죽’이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꼴찌 신한은행의 이야기이다. 올 시즌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 믿음이 떨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9일 현재 4경기를 치러 1승3패로 부진하다.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한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최하위로 내려앉은 신한은행은 11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KDB생명과 맞대결을 펼친다.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이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 특히 선수단의 역할 분담이 도마 위에 올랐고, 그보다 앞서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신기성 신한은행 감독의 대처 능력도 아쉽기만 하다.

신한은행이 올 시즌 꼴찌로 내려앉은 이유 중 하나는 후반전 기복이다. 전반에 펄펄 날다가도 외국인선수 2명이 모두 코트에 나서는 3쿼터 이후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후 밸런스를 잃어버린 팀은 4쿼터에서도 고비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향을 드러냈다.

지난 8일 안방에서 열린 KEB하나은행전이 딱 그랬다. 전반 한 때 23점 차까지 앞섰던 신한은행은 3쿼터부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으로 기복을 드러내며 추격을 허용했고, 결국 대역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여자농구 특성상 23점 차가 뒤집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 어려운 일을 신한은행이 당했다.

올 시즌 후반 득점 기록을 살펴보면 그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신한은행은 경기당 평균 69.8점을 기록하며 팀 득점 부문 3위에 올라있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섣불리 확언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 시즌 팀 평균 득점이 59.7점보다 크게 올라갔다는 점이다. 그만큼 공격력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후반전이다.

9일 현재까지 각 구단별 3~4쿼터 즉, 후반전 득점 현황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을 제외한 5개 구단이 평균 30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 고공 행보를 펼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평기당 평균 35점을 기록 중이며,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히는 삼성생명도 39.5점을 기록하며 후반전 득점 부문 1위에 올랐다. 신바람을 예고한 KEB하나은행도 37점을 찍었다. 특히 외국인선수에 약점을 품고 있는 우리은행과 KDB생명도 32.25점과 31.33점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신한은행은 26.75점으로 바닥을 쳤다. 5개 구단과 비교해 현격히 떨어진다. 특히 3쿼터는 외국인선수 2명이 모두 출전하는데도 득점력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3쿼터 팀 밸런스가 무너지고 난 뒤 4쿼터에 더 흔들렸다. 지난 8일 KEB하나은행전에서는 4쿼터 8점에 그쳤고, 지난 10월28일 우리은행과의 시즌 개막전에서도 4쿼터 8점에 그쳤다.

후반들어 득점력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이유는 ‘전술’ 문제라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물론 체력적인 이유도 있다. 득점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이스 김단비가 비시즌 대표팀 차출로 인해 체력 훈련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리 김단비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해도 팀 전체가 흔들리는 직접적인 이유라고 볼 수 없다. 전술적 요인이 더 크다.

23점 차 리드를 뒤집힌 KEB하나은행전 3쿼터를 복기해보자. 신 감독은 3쿼터 윤미지-김단비-그레이-쏜튼-곽주영을 내세웠다. 스피드와 높이를 살릴 수 있는 멤버였다. 그런데 KEB하나은행이 올코트프레스에 나서자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경험이 부족한 윤미지는 하프 코트를 넘어서지 못했고, 상대 타이트한 수비에 신경질적인 반응만 보였다. 올 시즌 신한은행 약점인 포인트가드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에 김단비가 협력해야 했다. 그가 볼 운반을 도우면서 조금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러면서 팀 득점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신 감독은 7분36초 볼 연결을 원활하게 가져가기 위해 곽주영 대신 김아름을 투입했다. 김아름 투입과 동시에 쏜튼이 3점슛을 성공시키며 반전하는 듯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윤미지-김단비-김아름으로 이어지는 국내선수와 쏜튼-그레이로 연결되는 외국인 선수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공격시 동선이 문제였다. 곽주영이 빠지면서 외곽플레이를 즐겨하던 쏜튼이 골밑으로 들어가야 했는데, 그레이와 겹쳤다. 두 외국인 선수가 골밑에서 유기적인 움직임과 스크린으로 공간을 창출하고, 적절한 피딩으로 외곽 찬스를 만들어야 했는데 이 흐름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두 선수가 골밑에서 전혀 움직이지 못하면서, 신한은행은 정적인 농구로 자신의 강점을 완전히 잃었다. 외곽에서도 찬스가 나지 않았다. 3점슛 성공률이 좋은 김연주는 급하듯이 슈팅을 해야 했고(6개 시도, 0개 성공), 김단비 역시 특유의 드라이브인은 시도조차 못했다.

다급해진 신 감독은 4분17초 김아름 대신 곽주영을 투입했으나, 문제는 또 발생했다. 그레이와 곽주영이 골밑에 있으니 쏜튼이 다시 외곽에서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1, 2쿼터와 달리 상대 골밑에 외국인 선수 2명이 버티고 있다보니 적극적인 돌파가 이뤄지지 않았다. 쏜튼은 외곽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패턴이 나왔다. 이에 쏜튼과 김단비의 동선이 겹치기 시작했다. 3쿼터 종료 38초를 남겨두고 쏜튼과 김단비가 서로 엉키는 장면이 단적이 예이다. 54-55로 역전된 상황이었고, 종료 38초가 남았다면 분명 팬턴 플레이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데, 이 시점에서 서로 동선이 뒤엉키는 장면이 나왔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경기 운용, 리딩에 약점이 있다면 농구 센스가 있는 김단비에게 1번 역할을 전담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득점력이 저하된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볼 운반 자체에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 김단비가 1, 2, 3번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모습인데, 이대로라면 김단비가 올시즌 전체 밸런스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리스크가 있다. 쏜튼에 대한 역할도 명확하게 분배해야 한다. 3쿼터 그레이와 함께 들어갔을 때 외곽-골밑에서의 호흡, 여기에 곽주영이 이행해야 할 임무까지 유기적인 연결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 감독은 “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신한은행은 3쿼터부터 왜 무너지는 것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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