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스타★톡톡] "계속 도전할 것" 故 김주혁, 마음 속에 영원히 남을 배우

입력 : 2017-10-31 10:02:56 수정 : 2017-10-31 10:05:1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제 관심분야, 그리고 매일 고민하는 것은 연기에요.”

20년간 대중 앞에 밝게 빛났던 배우 김주혁이 별이 되어 하늘로 떠나갔다. 향년 45세. 너무도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의 갑작스런 소식에 연예계는 물론, 대중들 역시 모두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4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김주혁이 타고 있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그는 건국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정확한 사인(死因)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소속사 나무엑터스 측은 31일 김주혁의 사고와 사망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런 비보를 받아들이기 더욱 힘든 것은 불과 한 달 여전 종영한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의 강렬했던 연기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 ‘아르곤’은 김주혁이 4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작품으로, 극중 탐사보도팀 아르곤의 수장이자 HBC 간판 앵커 김백진 역을 맡아 언론인의 고뇌와 소신이 담긴 인물을 자기만의 색으로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르곤’에는 김주혁이라는 배우의 내공을 재확인 시켜주는 감탄스런 연기력만이 오롯이 담겨있었다.

1997년 영화 ‘도시비화’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주혁은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영화 ‘싱글즈’ ‘아내가 결혼했다’ ‘방자전’ ‘비밀은 없다’, 드라마 ‘카이스트’ ‘구암 허준’ ‘무신’ ‘프라하의 연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사랑받았다. 특히 세상을 떠나기 사흘 전인 지난 27일에는 제1회 더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를 통해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활동 초반 마찬가지로 배우였던 아버지 고(故) 김무생의 아들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으나, 대배우였던 아버지의 ‘그늘’ 없이 김주혁이라는 이름 세 글자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뚝심이 있기에 가능했다.

‘아르곤’ 종영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만난 김주혁은 무심한듯하지만 친근한 말투로 자신의 생활과 연기에 대해 진심어린 한마디 한마디를 전했다.

“안 믿을지도 모르지만 내 평소 관심분야, 매일 고민하는 것이 연기다. 그 고민이 쌓여서 결국 결과물이 나온다는 확신이 있다. 연기 고민을 하지 않는 순간 배우로서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김주혁. 데뷔 20년차의 베테랑임에도 연기에 대한 그의 마음가짐은 늘 처음과 같았다. 그가 연기자로서 오랜 시간을 빛날 수 있었던 이유다. “지금이 정점일 순 있어도 연기는 끝이 없다. 시대마다 원하는 연기 스타일이 다르지 않나. 그걸 캐치하고 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 시작하는 배우들을 보면 충격을 받을 때가 많다. 본능적으로 툭툭 움직이는 그런 연기를 보면 내가 그걸 잊고 있었구나, 다시 찾아야지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KBS 2TV 예능 ‘해피선데이-1박2일’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의 ‘구탱이형’으로 사랑받았던 것에 대해서도 전했다. “구태이형이란 별명이 참 좋다. 그렇게 구수한 별명이 또 어딨나. 감사하다”라고 유쾌한 미소를 보이며 “솔직히 특별히 한 거 없다. 게임하고 밥 안 주고. 우리 애들이 치열하게 하는 거 없이 서로 네가 해라 하는 분위기여서 그 색깔이 전달된 것 같다”고 인기의 영광을 멤버들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1박2일’ 하차에 대해 “그 정도 역할은 할 수 있어도 그 이상을 해서 프로그램이나 멤버들한테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촬영 1년이 지나면서 계속 생각했다. 그러나 멤버들한테 미안해 바로 나올 수는 없었다. 새 멤버도 왔는데 내가 나가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확 깨지니까 조금 더 하게 됐던 것”이라고 전할 만큼 배려심이 깊은 그였다.

또 김주혁은 지난해 12월 열애를 인정했던 배우 이유영과의 결혼 질문에 “올해 할까 싶다”는 짧은 답변으로 결혼 계획을 암시해 시선을 모으기도.

인터뷰 마지막까지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 김주혁은 “계속 열정도 갖고 고민도 하고 변화하고 도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연기에 대한 사랑을 지켜나갈 것임을 다짐하며 “빨리 또 작품을 해야겠다. 얼른 에너지를 받고 다시 움직이고 싶다”고 천생배우임을 드러내며 눈빛을 빛냈다. 이렇게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날 줄 몰랐기에, 또 다른 작품 또 다른 매력으로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감을 높였던 이 한마디가 모두의 가슴에 뭉클하게 남게 됐다. 그의 이런 연기 철학이 담긴 내년 개봉 예정 영화 ‘흥부’와 ‘독전’만이 유작으로 남아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