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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스토리] 10년 기다림 김강률이 반복해 말한 단어…'다행'

입력 : 2017-09-21 06:20:00 수정 : 2017-09-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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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창원 권기범 기자] 다행(多幸). 뜻밖에 일이 잘풀려 운이 좋은 상황을 뜻한다. 두산의 우완불펜 김강률(29)에게 시즌 소회를 물었더니 수 차례 돌아온 대답이다.

올해 김강률은 후반기 두산의 원동력이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4라운드 전체 26순위로 입단한 우완 파이어볼러 김강률은 미완의 대기였다. 신장 190㎝의 건장한 체격으로 150㎞를 가뿐히 찍는 강속구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10년이 흘러도 껍질을 깨지 못했다. 항상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절치부심 독하게 마음먹은 2015시즌은 한 축으로 자리잡는 듯 했지만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고 시즌아웃됐고, 지난해도 어깨와 가래톳 부상이 이어져 28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올 시즌 개막에 앞서 김강률은 “정말 안 아프고 던져보고 싶다”고 한이 섞인 출사표를 던졌다.

시간이 흘러 2017년 9월의 김강률은 리그 전체의 불펜에이스다. 마무리 이용찬에게 리드를 넘겨주는 필승 셋업맨으로 그 위압감이 대단하다. ‘강률불패’라는 수식어도 생겨났다. 전반기 36경기에서 2승2패 2홀드 평균자책점 5.44로 평범했지만 후반기는 다르다. 29경기에서 5승10홀드3세이브에 평균자책점이 1.42에 이른다.

김강률은 올해의 활약을 어떻게 되돌아볼까. 곰곰이 생각하던 김강률은 “참 다행입니다”고 말했다. 어느덧 프로 11년차가 됐고 올해도 기대에 못미친다면 주변을 볼 낯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는 기억으로 묻어놓는다고 해도 최근 세 시즌을 보면 구단은 물론 김태형 감독과 코칭스태프까지 김강률을 응원하며 격려했다. 또 다시 부상을 입거나 무너지면 미안한 마음을 감당할 수가 없다.

‘10년이 지났다’는 말에 김강률은 “보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오래 걸렸지만 이렇게 던질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정말 매년 매년 아쉽게 끝나기만 했다. 정말 다행”이라고 반복하며 말했다.

그래서 김강률은 이제부터 진짜 야구인생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를 위한 유종의 미가 한국시리즈 우승의 디딤돌이다.

김강률은 “2012년인가 준PO에서 한번 던져보곤 포스트시즌과는 인연이 없었다”며 “작년에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지만 지켜만 봤다”고 머쓱해했다. 김강률은 이제 두산의 주축 불펜이다. 팀이 한국시리즈에만 진출한다면 등판은 당연하다. 그는 슬슬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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