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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알쓸신잡] 말도 안 돼… 롤러로 피겨가 가능하다고?

입력 : 2017-09-15 06:00:00 수정 : 2017-09-14 09: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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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시멘트 바닥에 엉덩이를 찧는 것을 상상만 해도. 어휴.”

“기본적인 스핀·스파이럴은 가능하겠죠. 그런데 점프가 제대로 될까요.”

하나같이 같은 대답이었다. ‘롤러스케이트는 피겨가 가능할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 질문을 던졌고, 빙상 쪽 피겨 관계자들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맞는 말 같았다. 블레이드(날)와 바퀴, 그리고 바닥과 얼음의 차이. 롤러로 피겨를 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됐다.

확실한 대답이 듣고 싶었다. 대한롤러스포츠연맹에 문의했다. 그런데 “롤러 피겨라는 종목이 있다”고 했다. 게다가 연맹 관계자는 매년 세계적인 국제대회도 열린다고 했다. 검색해 보니,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있었다. 롤러스포츠연맹으로 들은‘롤러 피겨’에 대한 설명은 이랬다.

롤러 피겨의 정식 명칭은 ‘아티스틱 롤러’다. 롤러 피겨는 초창기 무대 공연에서부터 출발했다. 종목은 크게 6가지로 분류가 되는 데, 세부 종목은 무려 16가지로 나뉜다.

겉보기에는 피겨스케이팅과 거의 같다. 코스튬(의상)을 입고, 음악에 맞춰 우아하게 연기한다. 채점은 예술성과 점프의 기술적 난이도를 평가한다. 점프 기술은 러츠, 플립, 토 왈리, 루프, 살코, 악셀로 피겨스케이팅과 같은 원리다.

롤러 피겨에는 좌우 한 쌍의 바퀴가 달린 쿼드 스케이트화가 주로 사용된다. 몇몇 세부종목에서는 한 줄에 3개 바퀴가 달린 인라인 스케이트를 착용해야 하지만, 싱글과 페어 경기에서는 발끝에는 토스톱이 달려 점프 도약과 착지에 유리한 쿼드 스케이트화를 주로 신는다.

롤러 피겨가 피겨스케이팅과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점프다. 점프 기술은 비슷하지만, 높이와 회전수 등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피겨스케이팅이 얼음을 찍어 뛰지만, 롤러 피겨는 나무나 우레탄 바닥에서 치러 높이와 회전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쿼트 스케이트화가 피겨스케이트화에 비해 2∼3배 무거워 높이 뛸 수 없다.

현재 한국 롤러 피겨는 큰 위기에 빠져 있다. 롤러가 큰 인기를 끈 1986년, 연맹에 등록된 롤러피겨 선수는 무려 113명에 달했다. 1984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는 단장과 감독, 코치, 선수 5명 등 총 8명의 선수단이 파견됐다. 그러나 2017년 현재 대한체육회 선수등록시스템에 등록된 선수는 없다. 롤러 피겨는 1983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시범종목을 채택됐지만 실질적으로 경기가 진행된 것은 1998년 전국체육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연맹 관계자는 “롤러 피겨는 훈련장 사용, 대회 출전을 위한 프로그램 구성, 의상, 지도자 강습료 등 비용이 많이 요구된다. 여기에 국내에서 운동 선수의 큰 목표 중의 하나가 대학을 포함한 상급학교 진학인데, 현재는 사회적 수요가 없기 때문에 등록 선수를 육성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대한롤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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