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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9-13 19:07:44, 수정 2017-09-13 19:12:54

산골짜기마다 이야기 숨어있는 '천불천탑'의 고장 '전남 화순'

난개발 피한 '청정지역'
수도권서 KTX로 3시간 거리

'112번째 명승' 노루목 적벽 장관
옹성산·동복호와 조화로운 풍경

한국 불교문화 집대성 운주사
개성 강한 석탑·불상… 백미는 와불


  • ▲‘상수원 보호구역’, 화순 적벽


    화순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하는 것은 이서면 옹성산 자락에 있는 적벽이다. 올해 2월 문화재청에서 112번째 명승으로 지정된 화순 적벽은 1915년 기묘사화후 동복 지역에 유배중이던 신재 최산두 선생이 중국의 적벽에 버금간다고 칭송했던 곳이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하지만 지난 1985년 댐이 들어선 이후 아랫부분이 물에 잠겨 ‘빙산의 일각’만을 볼 수 있다. 노루목적벽, 이서적벽, 물염적벽, 창랑적벽 등 4곳이 가장 유명한데 화순 부근 산자락을 따라 가다 보면 비슷한 지형이 여기 저기 나타난다.

    흔히 ‘화순 적벽’으로 널리 알려진 곳은 노루목 적벽이다. 이 곳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상수원 보호 구역’에 있다. 상수원 보호가 중요한 광주광역시와 관광자원을 알려야 하는 화순군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맞붙은 이 지역은 지난 2014년에야 일반인에게 공개를 시작했다.

    적벽 투어프로그램은 매주 수, 토, 일요일 오전 9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두 차례만 진행한다. 초소에서 굳게 잠긴 문을 열어주면 비포장 도로를 따라 약 10여분을 올라간다. 언덕을 넘어가면 동복호가 한 눈에 들어오는 포토 스팟이 있고 더 내려가면 보산적벽 부근에 세워진 망향정이 나온다. 이 정자에 앉아 강바람을 즐기다 보면 적벽과 호수, 옹성산이 만들어낸 그림같은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망향정에 대숲 사이 길로 내려가면 망미정이 나오고 배롱나무 아래를 지나 강쪽으로 가면 적벽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적벽 인근에는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생수 정도는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화순 지역에는 유난히 아름다운 정자들이 많다. 임대정 원림·물염정·송석정·영벽정·부춘정 등을 오가는 길목마다 만나게 있는데 자연의 형태를 살린 우리나라 정원문화와 조선시대 선비정신을 엿볼 수 있다. 

    ▲‘와불이 일어나는 날은 언제일까’, 운주사

    적벽이 있는 이서면에서 운주사가 있는 도암면까지는 차로 40분 가량 소요되는 제법 먼 길이다. 그래도 ‘천불천탑’이라는 단어는 이 절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운주사(雲周寺)는 ‘구름이 머무는 절’이라는 뜻인데 산 꼭대기가 아닌 산아래 평지에 있어 노약자도 탐방에 어려움이 없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왼편으로 작은 불상들이 도열해 여행객을 반겨준다. 이 불상들은 최근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마치 UFO와 닮은 희안한 탑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여기부터가 진짜다. 운주사의 석탑은 다른 절집에서 보던 석탑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석가탑과 다보탑 등 익숙한 모습이 아닌 전혀 다른 개성이 강렬하게 뿜어져 나온다. 고려시대 불교 문화의 전성기의 집대성이라 할 만한 신비로운 석탑들은 총 20기 남짓 남아 있다. 마치 경주 남산과 비슷하지만 훨씬 더 고도화 되고 정제된 모습이다. 가람 배치와 탑이 들어선 모습을 내려다 보려면 불사바위까지 올라가는 것이 필수다. 

    운주사의 하이라이트는 와불이다. 와불까지는 데크로 이어진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길이 험하지는 않고 살짝 땀이 나는 정도다. 거대한 와불은 옆으로 누운 모습이 아니라 하늘을 보고 반듯하게 누워 있다. 크기는 길이 12m, 너비 10m다. 도선국사가 천불천탑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이 와불을 일으키려다 새벽닭이 울어 공사를 중단했다는 설화가 있고 와불이 일어서는 날 세상이 바뀐다는 전설이 있다. 와불이 누운 자리는 누가 봐도 천하 명당이다. 광덕산 너머 나주와 영암으로 산봉우리가 이어지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운주사는 벚꽃이 흩날리는 봄과 단풍이 물든 가을, 폭설이 쏟아진 직후 등 특별히 아름다운 순간이 있는데 이 모습들을 조금이라도 느껴 보려면 운주사 입구 사진천불천탑사진문화관으로 가야한다. 지상 2층 규모의 사진문화관에서는 오상조 명예 관장이 평생을 촬영한 사진에 담긴 운주사 풍경의 정수를 만날 수 있고 사진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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