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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8-27 16:49:29, 수정 2017-08-27 16:49:29

'6개' 물건 들고 소량계산대 가면…될까, 안 될까?

  • 수입 맥주를 좋아하는 기자는 이따금 금요일 퇴근길, 동네 대형 할인점에 들러 과자와 술 등을 사 올 때가 있다. 딱히 많이 마시는 편도 아니어서 많아야 맥주 2~3병에 과자 2봉지가 대부분이다.

    오래전부터 대형 할인점에는 소량계산대가 있다. 일부 할인점은 기존에 5개 이하의 물품만 계산하도록 되어 있던 부분을 고쳐 ‘장바구니 계산대’로 부르지만, 많은 이용객들은 ‘1번’ 계산대를 적은 물건만 산 사람만이 서는 곳으로 이해하고 있다. 소량계산대(장바구니 계산대)로 표시해놓은 곳도 보인다.

    소량이라는 표현은 참 모호하다. 배우 모건 프리먼과 파즈 베가 주연의 영화 ‘10 items or less(텐 아이템 오어 레스)’처럼 일부 국가는 10개를 소량의 기준으로 정해놓기도 해서다. 여기서는 편의상 ‘소량계산대’라는 말만 쓰기로 한다.

    한번은 장바구니에 술 2병과 과자 1봉지를 담아 계산대에 섰는데, 앞에 바구니 가득 물품을 담은 커플이 보였다. 어림잡아도 소량계산대에 섰다가는 다른 이들의 눈총을 피하기 어려운 양이었다. 금요일이고 다른 계산대에는 카트로 대기 중인 손님이 많아 상대적으로 대기 인원이 적었던 이곳에 섰을 수도 있다.

    문득 “뭘 저렇게 많이 들고 와서는 여기 서 있담”이라고 혼잣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뒤에 서 있던 중년부부였다.

    커플의 물품 개수를 흘끗 보기는 했지만 캐셔(계산대 직원)도 별다른 안내를 하지는 않았다. 불필요한 말다툼을 피하고 싶은 것으로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소량계산대냐 병행 표기 중인 장바구니 계산대로 불러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처음에는 ‘5개 이하’ 물품만 계산토록 했으니 ‘소량’의 의미를 가져가야 한다는 말이 있는 반면, 사정에 따라 ‘장바구니 계산대’로 이름이 바뀌었으니 바구니에 물건만 담아온다면 그들을 따갑게 볼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네티즌은 “소량카운터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앞에 선 가족을 흘끗 보니 계산대에 올린 물건이 족히 10개는 넘어있었다”며 “5개를 넘은 탓에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고 국내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만을 털어놓았다.

    적게 물건 산 사람들의 대기시간을 줄이려 도입한 소량계산대가 단지 장바구니를 쓴다는 이유로 물건 개수에 상관없이 받아준다면, 누군가는 적은 물건을 사고도 불필요한 대기 때문에 시간을 보내야 하는 불편을 겪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물론 반대의견도 있다.

    대형 할인점은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계산대에 올려놓을 물건이 많다는 이유로 적게 산 사람보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면 도리어 역차별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적게 살 거면 동네 마트를 가지 어째서 할인점을 찾느냐고 이 네티즌은 되물었다.

    간혹 소량계산대의 줄이 일반 계산대보다 긴 경우도 있다.

    적게 산 사람이 많은데 계산대가 하나뿐인 탓에 카트에 물건 실은 이들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황당한 일이 생긴다. 3~4개 물건만 들고 소량계산대 대기 인원이 많아 다른 계산대로 가면, “적게 사셨으니 전용계산대로 가셔야 합니다”라는 캐셔의 말을 듣는 일도 벌어진다.

    계산대와 물건 개수가 빚는 경우의 수 때문에 소량계산대에서 다툼도 생긴다. 장바구니를 계산대에 그대로 올려놓고 가는 사람 때문에 뒤에서 기다리던 이가 눈살을 찌푸리는가 하면, 애초 계산대를 지나가는 폭이 좁은데도 불구하고 무지막지하게 카트를 들이대고 ‘쥐어짜려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할인점들은 소량계산대, 장바구니 계산대 또 무인계산대 등으로 구분해 손님의 편의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며 “아무래도 제일 중요한 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융통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소량계산대를 늘리기에는 업계 사정상 쉽지 않을 거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세계일보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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