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스타★톡톡] 장동건, '잘생김'의 대명사로 사는 법

입력 : 2017-08-22 09:14:19 수정 : 2017-08-24 17:59:28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김용호 기자] 장동건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대한민국 미남의 대명사다. 1990년 그가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에 처음 등장하자마자 조작 같은 외모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후 ‘마지막 승부’(1994), ‘이브의 모든 것’(2000), ‘신사의 품격’(2012) 등 장동건은 드라마를 통해 20년 이상 톱스타로 군림했다.

장동건의 경우를 보면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외모만으로 평가받는 것을 거부한다. ‘친구’(2001)를 찍을 때는 사슴 같은 눈망울이 깡패 연기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스스로 속눈썹을 자르기도 했고, 파격적인 설정의 영화를 찍는 김기덕 감독을 직접 찾아가 ‘해안선’(2002)에 출연하기도 했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로 일찌감치 1000만 흥행을 경험했지만 ‘마이웨이’(2011), ‘우는 남자’(2014) 등 최근 장동건이 주연한 영화들은 흥행에서 아쉬운 성적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동건의 스타성은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그를 찾는 영화들도 많다. ‘신세계’ 박훈정 감독과 함께 한 ‘브이아이피(V.I.P)’가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에서 장동건은 국정원 요원 박재혁을 연기한다. 그리고 정유정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 한 ‘7년의 밤’이 모든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대기하고 있다. 절친 현빈과 함께 한 ‘창궐’도 촬영을 곧 시작한다.

장동건과의 인터뷰는 어쩔 수 없이 외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과거 “솔직히 한 번도 내가 잘 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말해 겸손함을 넘은 망언이라고 지탄받은 장동건. 이제는 스스로 잘생김을 인정하게 됐다.

-20년 넘게 대한민국에서 잘생김의 1인자로 살아가는 기분이 어떤가.

“이제는 익숙해졌다. 예전에 컴퓨터 미인하면 황신혜를 꼽은 것처럼 나도 하나의 이미지가 된 것 같다. 나쁘지 않다. 예전에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말한 것은 겸손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대답하는 것은 재미가 없고 내가 생각해도 질린다. 그래서 콘셉트를 바꿨다.”

-미남 그리고 모범생 이미지 때문에 손해를 보기도 한다. ‘브이아이피’는 양아치들의 영화인데 장동건만 양아치스러운 면이 덜 묻어 나와 겉도는 느낌이 있다.

“실제 국정원 직원을 만나본 적이 있는데 평범한 회사원 같더라. 이번에 연기한 재혁도 국정원이라는 조직에 입사한 사람으로 매너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필드에서 활동하다가 본인의 의지로 사무직으로 왔으니 그런 사람이라면 양아치스러움을 감추고 사는 것이 맞지 않을까.”

-장동건은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듣다보니 영화에서 아무리 나쁜 연기를 해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어떤 말인지 알겠다. 악역을 하겠다고 일상에서 일부러 나쁜 일을 할 수도 없고 한계인 것 같다. 그렇다고 외모에서 오는 한계는 아니고 배우로서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지지 못한다. 한계를 정확하게 인지해야 더 잘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연기가 있는데 외모 때문에 못한 것은 없다.”

-‘브이아이피’는 ‘악마를 보았다’와 ‘신세계’ 사이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을 선호하나.

“‘신세계’에 가까워지는 것이 좋다. ‘브이아이피’도 영화 초반에 잔혹한 부분이 있는데 시나리오에는 딱 한줄 묘사가 돼 있으니까 수위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힘들었다. 영화 공개 후 수위에 대한 기준이 제각각이다. 약하다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너무 높다는 사람도 있다. 결국은 연출자의 몫이다.”

-전작들의 흥행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워리어즈 웨이’로 할리우드 진출도 했는데.

“영화가 망하지도 모른 채 망하는 게 좋은 것 같은데 어설프게 망한 것이 타격이 크다. 내 영화들은 화제가 많이 되고 어설프게 망한 케이스가 많다. 농담 삼아 말했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이젠 할리우드에서는 연락 안 올 것 같다.”

-이 시점에서 박훈정 감독의 작품을 선택한 것이 의미가 있어 보인다. ‘신세계’를 통해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은 이정재의 배우로서의 가치를 재발견하지 않았나.

“이정재, 정우성, 이병헌 등은 20대 초반부터 같이 활동한 사이다. 20년이 넘는 시간들이 흘렀는데 각자 그 안에서 부침이 있었다. 그것이 흐름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도 배우라는 직업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으면 또 기회가 온다. 이정재는 한번 어려운 경험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오랜 시간 견고하게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왜 나는 잘 될 때 즐기지 못했을까 싶다.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하고 다음을 걱정했다. 그러면서 연기가 재미가 없어진 시기도 있었다. 흥행하고 칭찬받을 때 더 좋아하고 그 순간을 즐길 걸 하는 후회가 온다.”

-‘브이아이피’에서 이종석을 보면 장동건의 과거가 생각난다. 현장에서는 어땠나.

“이 친구가 이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놀랐다. 자기가 먼저 찾아와서 하겠다고 했다. 그 심정이 어떤 건지 알겠다. 나도 ‘해안선’이라는 영화 찍을 때 김기덕 감독을 먼저 찾아갔다. 그때 내가 가졌던 갈증 같은 것이 이 친구에게 있구나 싶었다. 현장에서 이종석이 다 내려놓고 자기 약점 고백하고 ‘도와주세요’ 하는데 정말 절실하구나.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응원한다.”

-성격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많이 여유로워지고 유쾌해졌다.

“예전에는 경직돼 있었던 것 같다. 영화를 찍으면서 농담을 하고 장난을 치는 것도 같이 만드는 사람에게 결례가 아닐까 걱정할 때도 있었다. 지금은 조금 편해졌다.”

-결혼이 변화의 계기가 아닐까.

“나나 고소영씨나 20대부터 얼굴이 알려지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소영 씨는 신경을 많이 안 쓰는데 나는 사생활 노출에 걱정이 많다. 그래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내가 원치 않아도 해야 할 일들이 많아 졌다. 아이 데리고 키즈 카페도 가야하는데 사람들과 부딪치는 것이 어색하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했다. 지금은 어디서든 사람들이 알아봐주면 인사하고 같이 아이 이야기하고 그런다. 별거 아닌데 그동안 왜 이렇게 어려워했을까 싶다.”

-고소영씨가 ‘녹색 어머니회’ 활동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포착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소영씨가 드라마를 찍거나 하면 내가 아이 많이 봐주고 그러는데 내 모습은 사진 안 찍어주시더라. 아이가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하면 아빠가 가는데 보통 학부형들이 나보다 젊으니 의식을 많이 한다. 달리기를 하더라도 꼴찌는 하지 말아야하는데. 이젠 아들이 8살이 됐다. 내가 카메라를 좋아해서 사진을 많이 찍어준다. 아이들이랑 같이 야구장 가고 캐치볼 하는 것이 아빠의 로망인데, 지금은 고무공으로 집안에서 놀이하는 수준이다. 듬직한 아빠가 되고 싶어서 몸을 키우고 있다.”

-차기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7년의 밤’는 너무 공들여서 찍었다.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흥행 성적, 평가를 떠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으니 여한이 없다. ‘창궐’은 현빈이랑 같이 하는 이유가 있다. 과거였으면 선택하지 못했을 영화다. 그저 재밌게 하자는 생각으로 했다. 시나리오 읽으면서 마치 마블 영화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관객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cassel@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