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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알쓸신잡]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의 의상, 노출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입력 : 2017-08-10 11:12:37 수정 : 2017-08-10 16: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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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에 쏘였을 때 가장 아픈 부위는 어디일까? 손가락 꺾기를 많이 하면 관절염에 걸릴까? 포유류가 방광을 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일까? 이러한 생각으로 몇 날 며칠을 보내고 있다면 특히 후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심하다는 표정의 엄마가 언제 기습적으로 등 스매싱을 날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호기심은 끝이 없고, 몇 명은 기어이 해답을 얻어내고야 만다. 무조건 ‘쓸데없는’ 짓이라 폄하하긴 이르다. 위의 질문들은 모두 이그노벨상에 빛나는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가끔은 틀에 박힌 평범한 상식 대신 날 것 그대로의 원초적 궁금증에 주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알아두면 쓸데없다’던 잡학박사들의 무차별 수다에 우리가 괜스레 이끌렸던 그때처럼. 이름하야 스포츠버전 <알쓸신잡>이다. 그 첫 번째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화려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의 의상, 노출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 2009년 유럽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이다. 아이스댄싱 선수 예카테리나 루브레바와 그녀의 파트너 이반 셰퍼(이상 러시아)가 연기를 시작했다. 문제는 살짝살짝 흘러내리던 루브레바의 의상. 결국 대형 사고가 벌어진다. 루브레바가 두 손을 들어 올리는 순간 어깨끈이 끊어져 버린 것이다. 미처 손쓸 새도 없었다. 당시 23살이었던 루브레바는 의연하게 연기를 마쳤지만, 무대 뒤에서 흐르는 눈물까진 참지 못했다.

피겨스케이팅은 기술과 예술의 ‘종합선물세트’와도 같다. 의상 역시 연기의 한 부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아하거나 귀엽거나 아니면 매혹적이거나. 관객들의 시선을 훔치는 장본인이다. 그만큼 팬들 사이에서 회자가 많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현역시절 ‘피겨여왕’ 김연아와 명승부를 펼치기도 했던 일본의 안도 미키는 파격적인 의상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갈라쇼에서는 물론, 실제대회에서도 망사스타일, 누드톤 등의 의상을 선보인 바 있다.

루브레바의 경우는 일종의 ‘사고’지만, 피겨스케이팅에도 ‘선정성’ 관련 기준이 있을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있다. 국제빙상연맹(ISU) 규정 501조에 따르면 각종 인터내셔널대회에서 선수들의 의상은 운동에 적합하고 기품 있으며 적당한 정도를 지켜야 한다. 선택한 음악의 성격을 반영할 수는 있으나 디자인이 야하거나 과장되지 않아야 하며, 규정에 적절하지 않은 지나친 노출효과를 주면 안 된다. 의상요건에 맞지 않는 의상에는 감점이 주어진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루브레바처럼 경기 중 의상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프로의식을 발휘해 끝까지 감행하고 싶다면 말릴 수 없지만, 경기를 중단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실제로 스케이트 날이 날카롭기 때문에 연기 도중 의상이 찢어지는 경우는 종종 발생하곤 한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 세계일보 자료/ 김연아

스포츠월드 자료/안도 미키가 2008년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갈라쇼에서 열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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