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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8-10 06:00:00, 수정 2017-08-10 10:22:18

'은퇴 시즌' 이승엽의 빛나는 활약, 삼성에 남는 그림자

  • [스포츠월드=대구 이지은 기자] 은퇴 시즌까지 맹활약하는 이승엽(41·삼성)을 바라보는 삼성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이승엽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홈 경기에서 5번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결과는 4타수 3안타 3타점, 첫 번째 타석을 제외하고 모두 안타를 때려내는 맹활약으로 팀의 7-4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로써 2연패를 끊어낸 삼성은 시즌 42승(4무61패)째를 챙겼다. 

    의미 없는 안타가 없었다. 팀이 0-4로 뒤지고 있던 3회에 상대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때려낸 우전 안타는 2타점 적시타가 돼 추격의 불씨를 댕겼다. 6회에는 선두타자로 들어서 우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달성하며 KBO리그 통산 세 번째로 15년 연속 100안타를 돌파한 주인공이 됐다. 양 팀이 4-4로 맞서던 8회 무사 1루 기회에서는 상대 불펜 진해수와 무려 11구 승부 끝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결승타까지 기록했다. 자신의 기록과 팀의 승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날이었다. 

    올 시즌 이승엽의 성적표는 은퇴를 목전에 둔 베테랑이 써낸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 통산 타율 0.303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여전히 5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팀의 중심타선을 지키고 있다. 18홈런으로 구자욱과 러프(이하 19홈런)에 이어 팀 내 홈런 2위.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은 무난하게 넘어서 이제 20홈런의 고지까지 바라본다. 64타점으로 이 부문에서 역시 구자욱(82점), 러프(81점)에 이어 3위다. 

    하지만 이승엽의 빛나는 활약 뒤에는 그림자가 남을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부터 누군가는 이승엽이 빠져나간 타선에 무게감을 더해야 한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한수 삼성 감독은 5번 타순의 새 주인을 찾아낸 뒤 이승엽을 6번으로 내려보내는 쪽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봤다. 이원석, 이지영, 나성용까지도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 마지막 시즌까지 5번의 부담은 이승엽의 몫이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이승엽은 자신의 개인 기록에 대해 “100경기를 나가면 한 경기에 안타 하나씩을 쳐도 100안타가 된다. 큰 의미가 없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요즘 중심타자로서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늘까지 지면 3연패여서 정말 이기고 싶었다. 분위기를 띄우는 타격을 한 것 같아서 오랜만에 만족스럽다”라며 여느 때처럼 팀을 앞세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은퇴를 실감한다”라고 털어놓은 이승엽의 입에서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당부가 빠지지 않았다.

    “팀에게 짐을 두고 가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원래대로 돌려놓고 가면 좋을 텐데 그게 사실 나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내가 빠지고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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