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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승 대열에 들어선 '풍운아' 강경남 “딸은 골프 안시킬 생각이예요”

입력 : 2017-07-16 17:40:47 수정 : 2017-07-16 17: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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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만 기자] ‘풍운아’ 강경남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카이도 남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통산 10승을 쌓았다. 국내 남자프로골프 통산 8번째 10승 선수다.

강경남(34.남해건설)은 16일 경남 사천 소재의 서경타니골프장의 청룡,현무코스(파71,6694야드)에서 치러진 카이도 시리즈 ‘5차 진주저축은행 카이도 남자오픈’의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맹타를 휘두르며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정상에 섰다. 또한 266타는 개인 72홀 최저타수 기록이어서 한결 물이 오른 기량을 과시한 셈이다.

-투어 통산 10번째 우승이다. 우승 소감은?
“사실 2013년에 우승을 하면서 9승을 한 뒤 주변에서 10승 언제 할거냐? 라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다. 빨리 잘해야 하는 조바심도 있었다. 그러나 군대 2년의 공백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서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있었다. 최근에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대회하면서 내가 부족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아내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또 8개월된 딸(강유주)이 태어나면서 주변에서 성격이 좋아졌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있다.(웃음)”

-성격이 좋아졌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군대에 다녀온 것인지. 아니면 가정을 이룬 것 때문인지?
“2013년 12월에 군대를 갔는데 나보다 10살씩 어린 동기들과 함께 군생활을 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군에 가서 적응하는 부분도 지금 생각해보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누가 아무리 뭐라해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자유분방했고 남 신경 안쓰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성격이었다. 골프만 잘 치면 되지 라는 내가 잘난 맛으로 살았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니 내가 잘못을 하면 내가 아닌 가족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가 생기니 더욱 그런 생각이 강해졌다.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본투어도 함께 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이번 주에 시합을 나올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일본투어도 병행을 하다 보니 올해 10주 연속 대회를 하고 1주 쉬고 다시 5주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카이도시리즈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때 경기를 마치고 KPGA 양휘부 회장님과 카이도코리아 배우균 대표 이사님과 이번 대회 출전하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 생각나 출전하기로 했다. 예전 같았으면 그래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말이다. (웃음) 대회 나오면서 부담 없이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즐기자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 되어 기쁘다. 사실 첫 날 6언더파를 치고 아내와 통화를 하는데 아내가 조금만 더 신경써 쳐봐라 라고 얘기하길래 알겠다고 했다.”

-이번 우승이 KPGA 코리안투어 하반기와 일본투어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우승 경쟁을 하다가 긴장 때문에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지난해 매일유업오픈과 이번 카이도시리즈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때 있었는데 그것을 극복한 것 같다. 일본에서도 지금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붙고 있는 과정에서 우승까지 해서 이번 우승이 앞으로 내 개인 통산 승수를 쌓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상금순위 30위 안에 들어 JT컵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자신감이 붙었으니 우승을 노려 볼 것이다. 국내에서도 하반기에 많은 대회에 출전해 CJ CUP에 나갈 수 있도록 목표를 잡았다. 지난해보다 대회 수도 많이 늘었는데 선수들도 열심히 해서 KPGA 코리안투어가 잘됐으면 한다. 지금의 대회수가 줄지 않도록 협회와 선수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투어와 병행하지만 최대한 한국투어 나와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다.”

-최근 국내 선수들이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것 같은데, 어떤 느낌인가?
“군대 다녀온 뒤 투어 복귀했는데 잘 모르는 후배 선수들이 드라이버를 너무 반듯하게 그리고 멀리 보내더라. 깜짝 놀랐다. 숏게임, 퍼트도 다 뛰어났다. 보통 드라이버 잘 치면 숏게임이 안되거나 퍼트를 잘하면 드라이브 샷이 정확하지 않은데 요즘 선수들은 정말 놀라웠다.”

-황재민과 함께 경기했는데 어땠는지?’
“(황)재민이와는 대회 없을 때 함께 연습 라운드하는 친한 사이다. 오늘 13번홀(파5) 티샷도 잘 쳤고, 이글 찬스도 있었는데 파에 머문게 아쉬웠던 순간이었을 것 같다. 긴장을 좀 했던 것 같다. 17번홀 파3홀에서 내가 티샷을 붙이니 황재민이 ‘아, 이 형을 어떻게 이기지?’ 라고 하더라. 친하니까 그렇게 얘기하고는 한다.”

-진짜 소감은 무엇인지 궁금한데?
“결혼하고 얘기 태어난 뒤 잘 되니까 좋다. 결혼하고 더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자신한테 관대한 편은 아닌데 오늘만큼은 잘 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다양한 별명이 있는데?
“그렇다. ‘승부사’, ‘멘탈 종결자’, ‘게으른 천재’ 같은 별명이 있다. 사실 예전에는 손의 감각으로 골프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연습을 한다. 퍼트가 잘 안돼 하루에 4~5시간씩 퍼트 연습에 할애하기도 한다. ‘승부사’라는 애칭이 좋다. 예전보다 비거리가 더 늘었기 때문에 더 극적인 승부를 보여드릴 것이다.”

-딸에게 골프 시킬 예정인지?
“너무 힘들어서 안 시키고 싶다. 내가 해봤기 때문에 그 어렵고 힘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장인어른과 아내가 골프를 시키자고 권유하고 있다. 물론 지금 여자골프가 전성기라서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여자 선수들은 어느 정도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해야 하는 부분 많아 골프를 시키지 않을 것이다. 장인어른께서 많이 아쉬워하신다.”

man@sportsworldi.com

강경남 인터뷰 모습. 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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