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다음

입력 2017-07-09 17:54:04, 수정 2017-07-09 17:54:04

[연예세상 비틀어보기] 나는 '리얼'이 '레알' 좋았다!

  • ‘리얼’을 ‘괴작’이라고 평가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말 그대로 괴상한 작품이다. 그런데 ‘망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역대 최악의 영화’라고 쉽게 평가절하 하기에는 ‘리얼’이 가진 미학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친절한 영화에 지나치게 익숙해져 있었나보다. 한 번에 이해되는 스토리. 조금 지루해 질 만 하면 터지는 웃음. 그리고 연출된 감동으로 마지막에 눈물 좀 짜내면 만족스러운 영화 감상이라고 생각하고 극장을 나서게 됐다.

    그래서 대한민국 영화 흥행공식이 만들어졌다. 이런 공식에 맞춰 안전하게 기획된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한국 영화는 예술보다는 상품에 가깝게 됐다.

    ‘리얼’은 최고의 한류스타 김수현을 주연으로 캐스팅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증된 흥행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실험을 했다. 모험을 했다. 그 결과 불편한 영화가 됐다. 스토리는 꼬였고 웃음기는 사라졌다. 감동도 없다.

    그 결과 지금 ‘리얼’은 인터넷상에서 비웃음꺼리로 전락했다. 개봉 일주일 동안 영화를 본 사람은 불과 50만 명 정도. 제작비 100억 이상을 들인 영화이니 흥행 참패는 기정사실이다.

    그런데 과연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서 ‘리얼’에 대한 악플을 쏟아내고 있는 것일까.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혹은 인터넷에 불법 유출된 ‘짤방’ 정도 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리얼’을 때리고 있는 이 분위기에 편승해서 함께 돌을 던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최고 한류스타 김수현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보는 쾌감. SNS상에서 논란이 많았던 설리(최진리)에 대한 안티 심리가 작용해 ‘리얼’에 대한 평가가 더욱 가혹해 진 것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리얼’이 나쁘지 않았다. 첫 언론시사회에서 ‘리얼’을 봤을 때 긴장감이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김수현은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는 것이 느껴졌고 설리는 노출만 언급되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했다. 성동일, 조우진 등 베테랑들의 내공도 충분히 영화에 반영됐다.

    사람들은 줄거리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점을 ‘리얼’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던데 나는 그 점이 좋았다. 영화 내내 계속해서 머리를 써야했다. 여운이 남았다. 그래서 개봉 후 극장에서 한 번 더 봤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김수현이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오히려 ‘리얼’을 보고 확신하게 됐다. 김수현은 항상 만점만 받는 최우등생과도 같은 배우였다. 그는 대중에게 사랑받는 방법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러나 칭찬받기 힘든 ‘리얼’을 선택했다. 이것이 단순한 연기변신에 대한 욕심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감이었을 수 있다. 반항심이 작용한 것이었을 수도 있다.

    이런 ‘똘끼’가 있는 김수현이라면 앞으로 정말 멋진 배우가 될 수 있다. 이번에는 이종사촌 감독이 연출한 영화라 오해를 많이 받게 됐는데, 군 제대 후에 그 ‘똘끼’를 제대로 뽑아줄 좋은 감독 만나서 정말 근사한 작품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김용호 선임기자 cassel@sportsworldi.com

HOT레드

  • 오늘의 파워링크
  • Today 정보
  • 이시각 관심뉴스
  • To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