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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스토리] CF모델서 진짜 배우로 '우뚝' 김지원

입력 : 2017-07-07 07:00:00 수정 : 2017-07-07 10: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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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란씨걸' 별명 OK… '심해어' 같은 배우 될래요"
[김용호 기자] 데뷔 초기에 김지원은 ‘오란씨걸’이라고 불렸다. 2010년 음료수 광고에 등장한 김지원은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드려요”라는 누구라도 흥얼거릴 수 있는 익숙한 노래에 맞춰 발랄하게 춤을 추며 상큼한 매력을 뽐냈다.

이 모습을 눈여겨 본 장진 감독은 2011년 영화 ‘로맨틱 해븐’에 김지원을 깜짝 발탁했다. 그리고 스타들의 등용문이라는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에도 캐스팅된 김지원은 곧바로 스타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쉽게 손에 잡힐 듯 했던 성공은 어이없이 도망가 버렸다. 당시 소속사에서는 김지원이 일본에서 가수로 활동하기를 원했고 이는 원치 않는 공백기로 이어졌다. 김지원은 그렇게 잊혀 질 뻔 했다.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김지원의 매력을 다시 발견한 것은 김은숙 작가였다. ‘상속자들’(2013)을 통해 김지원의 손을 잡아줬고 ‘태양의 후예’(2016)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데뷔한 지 6년 만에 대작 드라마에서 큰 역할을 맡은 김지원은 이 소중한 기회를 꽉 붙잡았다. 드라마는 시청률 30%가 훌쩍 넘는 대박이 났고 특히 중국에서 한류 신드롬을 일으켰다. 극중에서 여군 윤명주 대위 역할을 맡은 김지원은 송혜교와는 다른 매력으로 사랑받았다.

김지원은 인터뷰에서 “‘태양의 후예’는 인생 작품이고 윤명주는 인생캐릭터이고 완벽한 캐릭터였다”고 감사했다. 이 작품은 김지원에게 엄청난 성공을 줬지만 배우의 길을 더욱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배우라는 이름이 어울릴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앞으로 차근차근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배우라는 직업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저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배우고 공부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다.

데뷔할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오란씨걸 이미지에 대해서도 “그걸 굳이 없애야 한다고는 생각 안 한다. 그런 이미지들이 쌓이고 쌓이면 김지원을 봐주시는 캐릭터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고민 끝에 선택한 차기작 ‘쌈, 마이웨이’. 지금 KBS 2TV에서 방영중인 이 드라마를 통해 김지원은 거침없이 솔직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최애라로 열연하며 호평받고 있다.

김지원이 맡은 최애라는 뉴스데스크를 맡는 아나운서가 꿈이었지만 가난한 현실 때문에 백화점 안내데스크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인물. 드라마는 집안, 학벌, 남자, 스펙 같은 배경은 없지만 혼자서 우뚝 설줄 아는 최애라가 여성 격투기 아나운서로 꿈에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 드라마를 통해 김지원이 더욱 사랑받는 이유는 ‘흙수저’ 20대들에게 공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원은 “‘사고 쳐야 청춘이다’라는 대사에 공감한다”며 “대본을 읽었을 때 결핍 있는 캐릭터에 애정이 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흙수저들이 결핍을 해소해가는 이야기가 좋았다”며 “각 등장인물들이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시청자들이 이런 모습을 보며 ‘사이다’(속시원하다는 의미의 은어)라고 느끼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지원이 그려가는 요즘 20대는 팍팍한 삶을 살아가지만 당당히 제 목소리를 내고 세상 앞에 무릎 꿇지 않는다. 또한 사랑의 감정도 숨기지 않는다. 최애라는 기쁜 순간에는 어린아이처럼 좋아하고, 화가 나면 거침없이 화를 내고, 슬플 때면 서러운 눈물을 뚝뚝 흘린다. 김지원은 이처럼 자신의 감정에 자유롭게 반응한다. 김지원의 흡인력 있는 연기는 캐릭터가 느끼는 폭넓은 감정선을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하며 같이 웃고 울게 만든다.

한때 대한민국 연예계에서는 20대 여배우가 기근이라고 난리였다. 그런데 지금 그 해답을 찾았다. 올해 스물다섯 살 김지원이 배우로 당당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김지원은 배우를 이렇게 정의했다. “배우는 심해어 같은 느낌이 든다. 바다에 많은 물고기가 있지만 깊이 내려갈수록 그 압력을 견딜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물고기다. 그래서 감정을 잘 표현해내고 배우라는 이름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는 분들이 진짜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김지원은 ‘그냥 배우’가 아니라 ‘진짜 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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