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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위크엔드스토리 문성민①] 정상서 외친 한마디 "제가 정상 찍었나요?"

입력 : 2017-06-24 06:00:00 수정 : 2017-06-24 19: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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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용인·권영준 기자] 이 남자. 멋있다.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이것만큼 객관적인 평가도 없다. 외모는 둘째 치더라도 실력은 최고, 여기에 인성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주장이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후배들이 게으를 틈이 있겠나”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그는 “동료 모두가 함께 똘똘 뭉쳐 성과를 만들었는데, 나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오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이 ‘사기 캐릭터’의 주인공은 ‘캡틴 문’ 문성민(31·현대캐피탈)이다. 스포츠월드가 최근 수술을 마치고 재활에 돌입한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①정상서 외친 한마디 “정상을 찍었나요?” ②독한 재활 “코보컵부터 뛰고파” ③“아빠는 키 큰 사람” 시호 한마디 & 태극마크

▲정상서 외친 한마디 “정상이 어디죠?”

문성민이 걸어온 길은 모두 한국 프로배구의 역사이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남자부 국내 선수 기록을 새로 썼다. 한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우수 선수(MVP)를 동시 석권한 것은 2016∼2017시즌 수상자인 문성민이 사상 처음이다. 또한 정규리그 두 시즌 연속 MVP를 수상한 것도 그가 남긴 기록이다. 여기에 올스타전, 정규리그, 챔프전 MVP를 모두 경험한 것도 그가 사상 처음이다.

사실 정상을 찍은 선수라면 재활 과정에서 조금은 여유를 부릴 법도 하다. 부상 재발의 트라우마와 정상을 지키고자 하는 부담감 등 심리적인 요인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복귀 시기를 예상보다 앞당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러나 문성민은 이를 두고 단 한마디로 딱 잘라 정리했다. “제가 언제 정상을 찍었나요.”

그는 “주위에서 정상이라는 표현을 해주시는데, 솔직히 나는 느끼지 못한다”며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사실 전체로 보면 이제 한 번 우승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밝힌 이제 ‘한 번’은 중의적인 표현이었다. 그가 V리그에 발 디딘 이후 처음 챔프전에서 우승했고,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스피드 배구를 펼치며 처음 우승했다. 그는 “현대캐피탈이 추구하는 배구는 이제 시작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 “과거 삼성화재에 밀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더 나아가야할 길이 멀다. 기다려준 팬을 위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민은 최근 부분 훈련 복귀에 돌입했다. 아직 점프를 하진 못하지만, 언더 토스나 벽에다 공을 때리는 스파이크 훈련 등은 조금씩 시작하고 있다. 예상보다 재활 속도가 빠르다. 치료, 재활, 운동 하나하나에 소홀함 없이 정성을 다하고 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굉장히 빠르다. 나도 놀랐다”며 “본인 의지가 강하다. 책임감이 정말 강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비시즌 연습 경기에 계속 완패했다. 모두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현대캐피탈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 성과를 이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모두가 변화하는 모습을 몸소 느꼈다”며 “우리가 함께 우승을 이뤄냈다는 것이 더 의미 있고 값지다. 다음 시즌 역시 한마음으로 코트를 누비며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과정을 함께 누리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문성민의 인터뷰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최 감독이었다. 최 감독은 “문성민은 아직 정상이 아니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더니 “저 정도 책임감과 헌신, 그리고 능력이 있는 선수라면 4∼5번은 더 정상에 올라야 진짜 정상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재활 사진 = 현대캐피탈 제공 / 경기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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