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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물러난 슈틸리케… 더 이상 소방수 투입은 곤란하다

입력 : 2017-06-15 15:21:18 수정 : 2017-06-15 22: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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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파주 박인철 기자] 더 이상 같은 아픔을 반복해선 안 된다.

대한축구협회가 15일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최근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장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했음을 전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이 유소년 축구 저변 확대, 지도자 교육 등 여러 면에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애썼지만 최종예선 성적이 우리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감독에게는 미리 알렸다”고 밝혔다. 이 기술위원장도 책임을 통감, 동반 사퇴를 발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014년 9월 부임한 이후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8전 전승 등 성과를 냈지만 최종 예선에 들어서면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수비 조직력 구축과 공격 전술의 세밀화는 보이지 않았고 이해하기 힘든 선수 선발 등 용병술도 기대 이하였다. 손흥민 활용법을 못 찾은 것도 문제. 한국의 최종예선 3패는 사상 처음이다. 협회는 지난 14일 최종예선 카타르전에서 2-3으로 패한 뒤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슈틸리케 감독과의 2년 9개월간의 동행을 멈췄다.

 이 위원장은 “차기 감독 풀은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최종예선뿐 아니라 월드컵까지 함께할 감독이 왔으면 한다. 기본적인 역량이 있는 사람이 선발될 것”이라면서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하다.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경기 준비 등에서 선수 마음을 다스릴줄 아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시점에서 새 지도자 선임은 분명 위험부담이 큰 과제다. 다만 이번 아픔을 끝으로 본선 진출에만 급급해 ‘소방수’로 불을 끄려는 악습관을 고쳐야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둔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15년 동안 대표팀을 거쳐간 감독만 9명(대행 제외)이다. 평균 2년을 채 버티지 못한 것이다. 단기 성적에만 급급하다 조금만 부진의 기미가 보여도 가차없이 대체자를 찾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는 예선은 최강희 전북 감독, 본선은 홍명보 감독을 내세우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단 1년의 시간만 주어졌던 홍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여론의 거센 비난 폭격을 받고 자진 사퇴했다. 협회의 계획 없고 근시안적인 대처로 국민, 감독, 선수 모두에게 상처를 줬다.

최종예선 2경기(이란 8월31일 우즈벡 9월5일)도 중요하고 월드컵 본선 진출도 중요하다. 그렇더라도 정식 감독은 긴 호흡을 갖고 데려와야 한다. 장기적인 비전과 기대를 선사할 수 있는 감독을 찾아야 한다. 더 이상 감독에만 성적의 책임을 묻고 또 다른 소방수를 찾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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