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낙화②] ‘골든타임’ 놓친 이용수 기술위원장… 사퇴의 진짜 의미

입력 : 2017-06-15 05:28:00 수정 : 2017-06-15 03:57:27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봄 한 철 / 격정을 인내한 / 나의 사랑이 지고 있다 //(이형기의 시 낙화(落花) 중)
아름다운 이별일 순 없겠지만, 떠나야 할 때가 분명하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는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리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결정난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한다고 해서 현재 한국 축구가 봉착한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후속책이 중요하다. 당장 대표팀을 이끌어줄 지도자를 선임해야 하고, 바닥을 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쇄신도 필요하다. 이에 스포츠월드가 두 가지 사안을 정리했다. ①정해성 ‘대행’ or 신태용 ‘소방수’… 슈틸리케 경질 ‘후속책’ ②‘골든타임’ 놓친 이용수 기술위원장… 사퇴의 진짜 의미
▲‘골든타임’ 놓친 이용수 기술위원장… 사퇴의 진짜 의미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슈틸리케호는 좌초했다. ‘골든 타임’을 놓친 결과는 결국 참사였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빈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치른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8차전 원정에서 2-3으로 패했다. 지난 3월23일 중국 원정에서 0-1로 패하며 한국 축구 유일의 중국 원정 패배를 기록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사상 첫 카타르 원정 패배라는 불명예 역사를 또 새겼다. 한국 축구는 이날 패배로 아시아 ‘동네북’으로 전락했으며,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 한 차례 경질론이 거세게 일어났던 지난 4월 초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이 놓친 ‘골든타임’이 낳은 결과다.
슈틸리케 감독이 궁지에 몰린 것은 최종예선을 시작한 지난해 9월부터였다. 당시 중국과의 A조 첫 경기에서 3-2로 승리했지만, 두 골이나 허용하며 극히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열린 시리아전에서는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수비 조직력 불안은 물론 무딘 공격 전술, 빌드업 부재 등 다수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문제점을 보완하는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슈틸리케호의 시원한 승리를 단 한 차례도 찾아 볼 수 없었다. 2016년에 치른 최종예선 5경기에서 거둔 3승1무1패의 결과는 표면적으로 준수했지만, 내용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대한축구협회와 슈틸리케 감독은 결과에 도취, 사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최종예선이 2017년 3월 재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4개월의 시간은 재정비의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시기에 이룬 성과물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 선임됐다. 기술위원장직은 유지하면서 부회장 역할도 하는 겸직이었다.
그 사이 슈틸리케호는 더욱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결과로 드러났다. 슈틸리케호는 2017년 치른 4경기(월드컵 예선 3경기 1승2패·평가전 1경기 1무)에서 1승1무2패를 기록했다. 내용은 살펴보면 더 참담하다. 현재 A조 최하위를 다투고 있는 중국과 카타르에 패했고, FIFA 랭킹에서 2개 넘게 뒤처진 이라크와 비겼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차두리 전 전력분석관과 설기현 코치를 영입했듯이, 정해성 수석 코치를 영입하며 응급처치에만 급급했다. 곪았던 상처는 카타르전을 통해 터져나왔다.
이 부회장의 책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대표팀에 변화를 주고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그러나 기술위원장직만 두고 사퇴하는 것인지, 부회장직까지 반납할지는 정확하지 않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까지 현재 대표팀의 불안요소를 최소화시키는 책임감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대한축구협회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