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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고성능 N·G4 렉스턴, 국산차 프리미엄 전략 왜?

입력 : 2017-05-30 19:02:45 수정 : 2017-05-30 19: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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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일본의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토요타는 1989년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를 미국에서 론칭했다. 렉서스는 북미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고급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캐딜락을 잡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토요타가 1983년부터 준비해온 프리미엄 브랜드였다. 내부 반대가 극심했지만 성공적이었다. 렉서스는 현재 토요타 꼬리표를 떼고 고급 브랜드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상태다.

최근 국산차 브랜드들도 프리미엄 또는 고성능 모델 또는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했다. 기아자동차가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인 스팅어를 출시했고 앞서 쌍용자동차는 럭셔리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G4 렉스턴을 내놨다. 현대자동차도 제네시스에 이어 새로운 고급 브랜드인 고성능 ‘N’ 론칭을 준비 중이다. 

먼저 기아차가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E’ 엠블럼을 장착한 스팅어다. 강력한 퍼포먼스와 후륜 구동, 그리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까지 갖춘 스팅어는 지난 23일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도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기아차는 국내에 들어와있는 BMW의 4시리즈, 아우디의 A5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들을 스팅어의 경쟁 모델로 선언하기도 했다.

G4 렉스턴 역시 고강도 차체, ▲후륜 구동 기반 ▲디테일한 안전 및 편의 기능으로 무장한 대형 SUV다. 쌍용차가 포스코와 협력개발한 초고장력 쿼드프레임을 적용해 독보적인 충돌안전성과 최적의 층돌흡수능력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AEBS(긴급제동보조시스템), RCTA(후측방경고시스템), BSD(사각지대감지시스템) 등 전방위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술을 통해 탑승객의 안전을 빈틈 없이 책임진다. G4 렉스턴 역시 올해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실제 올해 여러 국제 모터쇼에서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i30 N은 차근차근 기대감을 높여나가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본선’에 출전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완주하기도 했다. 가혹한 주행 환경으로 인해 ‘녹색 지옥’이라 불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i30 N’은 우수한 성능을 증명하며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현대차는 이번 대회를 i30 N 양산전 마지막 테스트 장으로 삼았다. 올해 하반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본고장인 유럽시장에 출시 예정인 ‘i30 N’을 필두로 출발하는 고성능 N의 성과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 또는 모델로 새로운 포지셔닝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바로 지속가능성과 수익구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경쟁이 치열한데다 수익 구조 역시 매출 대비 이익율이 떨어진다. 남다른 브랜드 감성을 확보하고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 하지 못하면, 후발 주자에게 금세 역전당할 수밖에 없다. 독일의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가 페르디난트 두덴회퍼가 집필하고 최근 국내에 발간된 ‘누가 미래의 자동차를 지배할 것인가’에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언급이 나온다. 책에는 “애플의 입장에서, BMW 같은 자동차 제조사 인수는 남는 장사가 아닐 것”이라며 “BMW는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평범한 7%의 매출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애플로서는 이 정도면 끔찍하게 낮은 수치이고, 또 결국엔 애플 주주들도 자동차 업계보다 훨씬 높은 20% 이상의 수익률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고 나와있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미엄 포지셔닝은 이러한 자동차 산업의 수익 구조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높은 판매 가격으로 프리미엄 제조사들이 높은 마진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고급 브랜드나 모델을 론칭했다고 당장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 받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회사의 수익 구조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된다. 한 국산차 브랜드 관계자는 “고급 모델 또는 브랜드로 당장 회사 수익이 늘어난다고 볼 순 없지만 라인업을 다양하게 할수록 규모가 커지면서 전체적으로 회사의 수익 구조에는 큰 도움이 된다”며 “대형차의 경우 마진율이 높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그리고 카 셰어링 등 급격한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 이러한 변화까지 대비하기 위해서는 더욱 탄탄한 수익 구조와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국산차 브랜드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설명
1. 현지 시각으로 지난 27~28일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본선’에 출전한 현대자동차 i30 N의 모습.
2. 기아차 스팅어.
3. 쌍용차 G4 렉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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