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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박정아 "갑상선암 수술 후 만난 뮤지컬, 소중하다"

입력 : 2017-03-22 11:23:07 수정 : 2017-03-22 14: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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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걸그룹 쥬얼리 출신 박정아가 뮤지컬 배우로 자리 잡았다. 누구보다 빠른 성장에 뮤지컬계 안팎의 칭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정아는 지난해 ’올슉업’으로 가능성을 보인 후 올해는 ‘영웅’으로 무대에 올랐다. ‘영웅’은 벌써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한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담았다. 단지동맹부터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이후 일본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사형대에 오르기까지 안중근과 이를 도운 주변 인물들의 애환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박정아가 맡은 설희는 명성황후의 죽음을 목격하고 일본에 복수하고자 이토 히로부미에게 접근하는 인물. 때문에 국모를 잃은 슬픔과 나라를 위해 희생을 자처하는 강직함을 입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박정아는 절절한 감정 연기로 관객을 함께 울리며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출연하는 배우들도 쟁쟁하다. 안중근 역에는 안재욱 양준모 정성화 이지훈이 설희 역에는 리사 정재은이 함께한다. 경력으로는 까마득한 후배지만 ‘박정아 표 설희’를 제대로 만들어내며 객석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설희 역에 러브콜을 받았다고.

“갑상선암 수술을 해서 예전처럼 목소리가 안 나왔다. 그래도 노래가 하고 싶었다. 그러다 ‘올슉업’을 만났다. 이 작품을 좋게 봐주신 분들이 ‘영웅’으로 불러주셨다. 소중한 작품이다. 운이 좋았다. 박정아라는 배우를 믿어주신 것 같다. 연출님께 감사 드린다. 항상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시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셨다. 선생님도 소개해주셨다. 여러모로 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분이다.”

-가수의 발성과 뮤지컬 발성은 크게 다르다.

“처음 연습실에 갔을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설희의 넘버인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는 정말 만만치 않은 노래다. 입시곡으로 부를 정도로 그 사람의 기량을 다 보여주는 넘버이기 때문이다. 고음이고 호흡도 길다. 음역대 자체도 달라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고생도 많았겠다.

“발성적인 부분도 힘들어서 매니저 앞에서 운 적도 있다. 이게 나의 한계인가, 과욕을 부린 건가 싶더라. 생각대로 안 되니까 분하기도 하고. 그런데 신기하게 그렇게 펑펑 울고 난 뒤 다음날엔 실력이 조금씩 늘더라. 하루하루 소리가 달라지는 게 느껴지니 좋았다. 복잡미묘한 감정이다. 서울 공연 마지막 날에도 시원섭섭하더라. 조금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지방 공연 때는 아쉬움 없는 공연을 하고 싶다.”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는 부를 때마다 눈물을 흘린다고.

“설희는 극중 정보가 없다. 우리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썼지만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이들을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 시절 자신을 바친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다. 리사 언니는 이 넘버를 부를 때 엄마를 생각한다고 하더라.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궁에서 나에게 따뜻했던 사람, 설희에겐 황후마마다. 눈 앞에서 잔인하게 시해되던 그날을 잊지 못하고 울부짖는 느낌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니 눈물이 절로 나더라.”

-기억에 남는 칭찬이 있나.

“해냈다 이겨냈구나 등의 칭찬이 기억에 남는다. 정성화 선배는 ‘이제 한걸음 더 걸었으니 그 자리 안주하지 말고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영웅’은 보고나면 애국심이 고취되는 작품이다.

“그렇다. 저는 일반적인 수준의 역사 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젠 남산에 있는 안중근 기념관도 보이고 여기저기 관련 정보를 담은 곳이 눈에 보인다. 공연은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다. 일본에서 만든 안중근 의사 다큐멘터리가 있다. 안중근 의사의 강직함과 애국심에 감동을 받은 일본인들의 이야기다. 그걸 봤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더라.”

-성장을 느끼나.

“집요해졌다. 예전에는 ‘이 정도 하면 됐다’라며 편안하게 일을 했다. 이젠 물어뜯고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집중력도 더 좋아진 것 같다.”

-이제 지방 공연하느라 바쁘겠다.

“서울 공연이 56회 지방 공연이 80회다. 서울 공연만 하고 내려오기엔 너무 아쉽다. 이제 막 성장을 살짝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대로 끝나기엔 너무 아쉬운 거다. 이 마음 지방 공연에 오롯이 쏟아내겠다. 창원 포항 군포 전주 대구 성남 대전 여수 등에 간다.”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 있나.

“언젠가는 ‘시카고’ 벨마 역을 하고 싶다. 그리고 ‘엘리자벳’도 꼭 하고 싶다. 제가 관객석에서 봤을 때 정말 빛이 반짝반짝 나는 캐릭터더라.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꿈은 꾸라고 있는 거니까.”

-남편도 뮤지컬배우의 꿈을 응원해주나.

“든든한 지원군이다. 공연도 두 세 번씩 봐주고 응원을 많이 해주다. 감사하다. 작년부터 저의 인생이 참 많이 변했다. 결혼도 했고 뮤지컬에도 도전하고 사랑하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다.”

-쥬얼리 재결합 가능성은 없나.

“언젠가 모이고 싶다. 다 같이 모인 건 2015년 화보 촬영이 마지막이었다. 해체는 정말 아쉽다. 같이 음악을 하고 싶단 생각이 있었기에 이야기도 살짝쿵 나왔는데 아직 예정된 것은 없다. 아직 저는 20대 마음 그대로다. 쥬얼리는 2000년대 초반 저의 모든 것이었다. 그만큼 추억을 많이 공유한 이들이기에 함께하고 싶단 마음은 여전하다.”

-연예계에서 성격 좋은 걸로 유명하다.

“어릴 때는 성격이 너무 유해서 ‘연예인하기 힘든가’ 싶었다. 그래서 착하다는 말을 싫어했다. ‘바보 같다’는 말처럼 들리더라. 그래도 지금은 이런 내 성격이 좋다. 내가 선하게 행동해야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더라.”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쥬얼리로 활동할 때도 팬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친해질 시간도 많지 않았고 멤버 교체도 잦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초등학생 때부터 팬이라며 공연장에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우리를 잊지 않는 마음이 고맙다. 열심히 사는 원동력이 된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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