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LG 감독은 21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허프의 진단 결과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지난 19일 사직 롯데전 선발이었던 허프는 스트레칭 도중 오른쪽 무릎에 통증을 느끼면서 갑작스레 등판이 취소됐던 터, 양 감독은 “원래 앉아서 하는 동작을 서서 하면서 무릎 바깥쪽에 충격이 있었던 것 같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복귀까지는 넉넉잡아 4주 정도 걸릴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의사의 소견에 따르면 무리 없이 움직일 수 있어질 정도가 되려면 7~10일, 경기를 소화할 수 있으려면 3~4주는 필요하다. 2017시즌 개막일인 오는 31일까지 남은 경기는 이제 열흘, 시범경기 일정이 26일 마무리되면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인 부분이다. 트레이닝파트는 허프의 최대한 빠른 복귀를 위해 서울, 이천, 나아가 일본까지 선택지에 두고 머리를 맞대고는 있다.
하지만 오는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넥센과의 개막전 등판은 어렵게 됐다. 양 감독은 "개막부터 맞출 수 있으면 좋은데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다. 개막전 선발은 헨리 소사가 될 것"이라며 변경된 계획을 알렸다.
사실 LG 외인 1선발들의 개막전 잔혹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시즌에는 레다메스 리즈가 무릎 부상으로, 2015시즌에는 잭 한나한이 허리 부상으로 시즌 첫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016년에는 스캇 코프랜드의 영입이 늦어지면서 외인 2명으로 시즌을 시작해야했다. 이 과정에서 소사는 3년 연속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떠맡게 됐다.
향후 선발 로테이션 운용에 있어서도 물음표가 붙은 상태다. ‘소사-류제국-차우찬-임찬규’까지는 고정이라는 게 양 감독의 설명, 공백이 길지는 않은 만큼 당분간은 4선발 체제로 운용할 수도 있지만 선발 경쟁을 펼치던 선수들에게 5선발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다. 혹은 상대 팀과의 전적과 당일 투수의 컨디션을 따져 그 때마다 적임자를 선정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LG가 2017시즌을 앞두고 강팀으로 분류될 수 있었던 데는 탄탄한 선발진의 비중이 컸다. 양 감독도 “5선발 퍼즐을 어떻게 맞추느냐 고민만 하면 되니 지난해보다 스타트는 좋다는 생각이 든다”며 흡족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을 앞두고 생각지 못한 변수가 끼어들면서 양 감독의 머리는 복잡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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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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