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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호령, 그의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입력 : 2017-01-17 07:00:00 수정 : 2017-01-17 09: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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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 법이다.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는 데 어찌 발전이 없을 수 있으랴. 더 높은 비상을 꿈꾸는 김호령(25·KIA)이다.

김호령이 큰 결단을 내렸다.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타격 폼을 찾아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갑작스런 결정은 아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계속해서 고심했던 부분이다. 김호령은 “기존 타격 폼이 나에게 잘 안 맞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생각했던 타격 폼이 있다. 그 방향대로 변화를 주면 더 잘 칠 수 있을 것 같아 코치님께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시작된 결정이기도 하다.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준 김호령이다. 프로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던 2015시즌과 비교해 경기 수(103경기→124경기)에서부터 타율(0.218→0.267), 안타(56개→121개), 홈런(1개→8개), 타점(21점→41점) 등 모든 수치가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김호령의 ‘성장’대신 ‘성적’에 집중했다. 김호령은 “데뷔 첫해와 비교하면 많이 좋아졌지만, 냉정히 말해 좋은 기록이라 보기 어렵지 않느냐”고 자책했다.

목표는 물론 야구를 더 잘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장거리 타자’ 혹은 ‘호타준족’으로의 변신을 꿈꾸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타격 폼을 찾는 것이 먼저다. 김호령은 “감독님께서 구체적인 수치를 대라고 하셔서 ‘20홈런-90타점’을 이야기하긴 했는데,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무엇보다 나만의 야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기록까지 세울 수 있으면 더 좋다”고 웃어보였다.

보다 치열해진 주전경쟁에 무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닐까. ‘FA 최대어’ 최형우에 이어 빠른 발을 보유한 외인 로저 버나디나까지 새롭게 합류하면서 KIA 외야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 김호령으로서는 당장 백업으로 밀려날 위기에 놓인 셈이다. 하지만 김호령은 “그것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전혀 의식을 안 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야구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김호령은 “어차피 프로세계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결국 내가 잘하면 경기에 뛰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못 뛰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심정을 전했다.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이미 한 편의 드라마를 쓴 김호령이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0라운드 전체 102순위, 사실상 최하위 순번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보란 듯이 빠르게 1군에 녹아들며 지명순위를 완전히 반전시켰다. 김호령은 “당시에도 순위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뒤에서라도 일단 뽑혔다는 사실에 기뻤다”고 말했다. 이미 수비에서는 극찬을 받은 김호령이 타격에서도 눈을 뜰 수 있을까. 어쩌면 김호령에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일지도 모른다. 김호령이 보여줄 두 번째 성장드라마는 어떤 것일지 벌써부터 많은 기대가 쏠린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김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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