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인터뷰] 조진호 부산 감독 “챌린지, 다신 안 오고 싶었지만…”

입력 : 2017-01-16 06:00:00 수정 : 2017-01-16 09:35:4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 순천 박인철 기자] “허허 챌린지에 다시 왔네요.”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2015시즌 K리그 클래식 11위에 그친 후 기업구단 최초로 챌린지 강등이란 수모를 겪었다. 원위치로 돌아가기 위해 지난 시즌 구단 예산을 그대로 유지했고 수준급 선수도 대거 영입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이제 공은 조진호 감독에게 넘어왔다. 올 시즌 부산은 더 이상의 수모는 없다는 각오로 승격 전도사 조진호 감독을 선임했다. 조 감독은 2014시즌 대전을 챌린지 우승으로 이끌었고 지난 시즌에는 군팀 상주를 맡아 창단 최초로 상위 스플릿에 진입시켰다. 검증된 지도자란 얘기다.

조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올 시즌 챌린지는 어느 시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성남FC, 아산 경찰청, 수원FC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그럼에도 ‘부산이라면’ 승격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막중하다. 조 감독은 “부담은 크지만 착실히 준비한다면 결과는 하늘이 정해주실 것”이라며 “승격, 즐거운 축구. 부산 팬들에 보여드리고 싶은 게 참 많다”며 껄껄 웃었다. 다음은 조 감독과의 일문일답.

-출발부터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식중독을 말하는 건가(부산 선수단은 지난 12일 전지훈련 중인 순천 숙소에서 날 음식을 먹고 집단 장염 증세를 보였다). 다행히 큰 일로 번지지는 않았다. 4명 정도의 선수 상태만 좀 지켜봐야 한다. 예정된 연습경기가 취소돼 아쉽지만 액땜한 셈이라 생각하고 싶다.”

-팀 구성은 어떻게 되고 있나.
“거의 마무리됐다. 외국인 선수 2명만 더 영입하면 된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노리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외인은 영입이 거의 완료됐다. 늦어도 이번주에는 발표한다. 아시아 쿼터 자리는 동계 훈련을 치르면서 취약 포지션이 있다고 생각하면 영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프와 닐손주니어가 떠난 것에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이 많다.
“나라고 왜 두 선수를 안 잡고 싶었겠나. 다 잡고 싶었다. 그런데 지난 시즌 포프와 닐손의 활약이 워낙 좋다보니 몸값이 상당히 뛰었다 우리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팀 구성에는 만족하나.
“공격 자원은 아주 만족한다. 이정협, 임상협, 김현성, 박준태, 전현철, 루키안 정도면 챌린지 어느 팀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신인 김문환도 기량이 괜찮다. 23세 이하 제도에서 쏠쏠히 활용가능할 것 같다. 수비는 조금 더 극대화해야 한다.”

-순천 전지훈련에선 어떤 부분에 중점을 맞추고 있나.
“체력 보강이다. 겨울 훈련에서 1년 동안 쓸 체력을 만들어 놔야 한다. 조직력 강화 훈련도 곁들여서 진행 중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자가 나오면 안 된다는 점인데 다행히 골키퍼 구상민(피로골절) 정도를 제외하면 다들 몸 상태가 좋다. 이정협도 발목이 다 나았다. 훈련을 다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 부산 전술의 핵심은 누구인가.
“우선은 이정협이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 지난 시즌 울산에서 제 역할을 다 못한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더 벼르고 있다. 순간적으로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나 스피드는 여전히 좋다. 문전에서 조금 더 침착하고 과감하게 움직이면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나이가 딱 기량이 향상될 나이다.”

-이정협은 완전히 부산맨이 된 건가.
“선수가 잔류로 마음을 굳혔다. 이제는 이적한다 해도 내가 막아야 한다. 정협이한테 ‘죽으나 사나 1년 동안 나랑 함께 가자’고 말해뒀다. 선수도 ‘좋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전술적인 면에서 상주 시절과 변화가 있을까.
“공격적인 면에서는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미드필더다. 홀딩 미드필더나 투 볼란치의 역할이 관건이다. 상주에선 신진호와 김성준이 제 역할을 해줬는데 부산은 아직 미흡하다. 그래도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규성을 주목하고 있다. 빌드업이 좋다. 세밀함만 조금 높이면 신진호 못지 않은 활약을 보여줄 것 같다.”

-보장된 클래식 감독(상주상무) 대신 힘든 챌린지로 내려왔다.
“사실 다른 구단에서 이적 제의가 오더라도 상주에서 1년 더 감독 생활을 하려고 했다. 멤버가 너무 좋으니까 한 번 도전해보고 싶더라. 또 솔직히 챌린지는 다시 오고 싶지 않았다. 대전을 이끌고 승격의 기쁨을 누렸다가 다시 1년 만에 떨어졌다. 그때 심적으로 너무 힘들더라. 그때 부산이 제의를 해와서 고민을 많이 했다. 한참 고민하다가 도장을 찍었다.”

-이유는.
“구단의 진정성이다. 내가 필요한 이유와 부산의 비전을 진정성 넘치게 말씀해 주셨다. 또 내가 원하는 선수를 최대한 영입하려 애썼고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최만희 대표이사님, 정몽규 회장님, 모두 열정이 가득하시다. 부산이 잘해야지 그분들도 보람이 있지 않겠나. 이제 내 역할이 남았다. 모두가 한마음을 유지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부산이 클래식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거라 기대한다.”

-부담이 큰가 설렘이 큰가.
“처음엔 부담이 많았는데 이제는 발을 담가버렸다. 빼도 박도 못한다. 설레게 해야 한다(웃음).”

-최우선 목표는 승격인가.
“승격이 0순위다. 조직력은 하루 아침에 끌어 올려지는 게 아니지만 만들어야 한다. 늦어도 2년 안에는 클래식에 가야 한다. 그래야 부산이 꿈꾸는 비전을 조금이라도 빨리 실현할 수 있다.”

-조 감독만의 선수기용 원칙이 있다면.
“우리 팀은 클래식 톱클래스가 모인 팀이 아니다. 임유환, 허범산, 정호정 등 시행착오를 겪었던 선수들이 많다. 이런 선수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운동장에서 표출했으면 좋겠다. 기존 선수들과 잘 버무려진다면 부산도 한층 단단해질 것이다. 여기에 외인 선수가 방점을 찍어줘야 한다.”

-외인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나.
“아드리아노(FC서울) 같은 스타일이다. 득점이 필요할 때 해줄 수 있는 선수. 그러나 기본적으로 수비가 단단한 선수를 좋아한다. 나는 공격수라도 수비를 허투루 하는 꼴은 보기 싫다. 아드리아노도 대전에 있을 당시 수비의 중요성을 많이 일깨워줬는데 선수가 잘 따라왔다. 매 경기 득점해줄 거 아니면 수비도 참여해야 한다.”

-부산 팬들에 각오를 전한다면.
“축구는 승리도 하고 패배도 할 수 있는 스포츠지만, 적어도 홈에선 70∼80% 승률을 기록해야 한다. 또 이기더라도 깔끔하게 이기고 싶다. 텐백 수비니 침대 축구니 뒷맛이 개운치 않은 승리는 정말 하고 싶지 않다. 어떤 팀을 맡아도 마찬가지다. 한 골 먹히면 두 골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제대로 된 공격 축구를 보여주고 싶다. 물론 단순히 득점만 많이 난다고 공격 축구가 아니다. 템포가 빨라야 관중이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선수들에 착실히 주문해 놓겠다. 팬들에게 축구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박인철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