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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라도…' 9번 이병규, 정녕 잠실에서 볼 수 없을까

입력 : 2016-09-20 05:55:00 수정 : 2016-09-20 21: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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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2043안타.

박용택(LG)이 지난 18일 잠실 삼성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달성한 개인 통산 안타 개수다. 박용택은 이 안타로 역대 KBO리그 한 팀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그 전까지는 공동 1위였다.

그렇다면 이날 전까지 박용택과 함께 한 팀에서 2042안타를 친 선수는 누구일까. 공교롭게도 그 선수 역시 LG 소속이다. 바로 9번 이병규(42)다.

이병규는 박용택의 대기록 달성 순간을 누구보다 축하해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박용택과 함께 기록 경신에 동참할 수도 있지만, 팀 사정상 1군 경기에 나서기 힘든 자신의 처지를 알기 때문이다.

올 시즌 이병규를 1군에서 보기 참 힘들다. 기량이 떨어져 올라오지 못한 것은 아니다. 퓨처스 성적(47경기 타율 0.401)을 보듯 타격은 여전히 출중하다. 다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원하는 팀 기조에 밀려 기회를 얻지 못했다. 냉정히 말해 이병규는 1군 외야수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명타자에는 박용택이 있기에 감독으로서 선뜻 콜업하기가 쉬운 것도 아니다.

그래도 확장 엔트리가 시행되는 9월이면 이병규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대타 요원으로 이 정도의 아우라를 갖춘 선수는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병규의 9월은 잠실에 없다. LG 내부에선 이병규의 콜업 시기를 놓고 계속해서 조율중이지만 순위 싸움이 막판까지 치달을 것으로 보이는 팀 사정상 100% 콜업이 이루어질 거라 장담할 수도 없다.

정말 그를 잠실에서 볼 수는 없는 걸까. 이대로 그를 떠나보내기에는 팬들의 아쉬움이 너무나도 크다. 나열하자면 입만 아플 대기록들을 LG에서만 세운 선수이기 때문이다. LG의 마지막 신인왕(1997년)이자 팀의 유일한 30-30 클럽(1999년) 주인공. 2013시즌에는 39세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타격왕(0.348)에 오르는 등 이병규가 LG에서 보여준 존재감은 어지간한 선수가 따라올 수 없다. 올 시즌은 이병규의 FA 계약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다. 이대로 1군 출장 없이 시즌을 마감한다면 더 이상 현역으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병규를 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이병규는 한 지인을 만나 자신을 둘러싼 나쁜 이미지(사실 여부를 떠나)를 고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스럽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이 조금 더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면 팀에서도 조금은 더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과 미련의 마음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자신의 바람조차 팀에 악영향을 미칠까 조심스럽지만, 딱 한 번이라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팀 승리를 위해 맨손으로라도 안타를 치고 나가겠다는 의지도 있었다고 한다.

이대로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노장의 바람, 또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LG의 교집합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잘나가는 LG의 딱 하나의 아픈 손가락, 9번 이병규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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