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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준의 피치아웃] 100번째 불린 이름 반전의 주인공이 될까

입력 : 2016-08-23 09:12:44 수정 : 2016-08-23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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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송용준 기자] 2017 KBO 신인 드래프트가 지난 22일 열렸다. 최대 100명에게만 허락된 좁은 프로의 관문이었다. 전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가 투수 이정현(마산 용마고)을 호명한 뒤 한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마지막 100번째 이름이 불렸다. 바로 두산이 지명한 대구고 좌완투수 박성환이었다.

사실 신인지명 하위 순번이 프로에서 성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 많은 1라운드 지명자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조용히 사라져 갔다. 더군다나 지명 순번이 낮다는 것은 출발 선상부터 큰 기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역전의 인물 들이 적지 않다. 1994년 돌풍의 주역 서용빈 LG 타격코치의 지명순번은 전체 42명 가운데 41번째였다. 올해 LG 불펜의 핵으로 떠오른 김지용은 2010년 9라운드 65순위, 타격 유망주 서상우는 2012년 9라운드 80순위 지명자다. 올해 신인왕이 확실시 되는 투수 신재영(넥센)도 2012년 NC에 8라운드 69순위에 지명됐다.

좌완 100승 투수 장원삼(삼성)은 2002년 현대에서 11라운드 87순위로 지명된 뒤 대학을 거쳐 2006년 입단해 두각을 나태냈고, 지난해 주장으로 두산의 V4를 이끈 오재원은 9라운드 72순위 지명자였다. 심수창(한화) 역시 2000년 11라운드 83순위에 지명된 늦깎이였다. 하지만 이들 3명은 FA를 통해 수십억원의 몸값을 챙겼다.

올해도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있다. 바로 김호령(KIA)이다. 그는 10라운드 전체 102순위에 지명됐지만 올해는 어엿한 주전 외야수로 자리잡았다. 역대 규정 타석을 채운 유일한 100번째 이후 지명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박찬호와 배터리 호흡을 맞춰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마이크 피이자가 인생역전의 대명사다. 피아자는 1988년 62라운드, 1390순위로 LA 다저스에 지명됐다. 그는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 중 가장 지명순번이 뒤인 선수다.

올해 100번째 이름의 주인공 박성환도 반전의 이야기를 만들 주인공이 될 지 궁금하다. 올해 6승2패, 평균자책점은 2.39라는 성적에 비해 지명 순번이 많이 늦은 데는 까닭이 있었다. 이복근 두산 스카우트 팀장은 “최고 구속이 130㎞가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팀장은 “박성환이 180㎝의 키에 체중이 65㎏ 밖에 안 된다. 뛰어난 제구력과 좋은 변화구를 가지고 있어 체중을 불리면서 구속을 끌어올리면 제2의 유희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지명한 이유을 밝혔다.

올림픽 남자 육상 100m 3관왕 우사인 볼트는 스타트는 느리지만 막판 스퍼트로 전세를 뒤집는다. 박성환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늦은 출발선에서는 늦었지만 역전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을 기대한다.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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