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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신하균 "단답형이라고? 그래도 지루한 사람은 아냐"

입력 : 2016-08-22 11:00:00 수정 : 2016-08-22 11: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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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무겁지 않아도 좋다. 강렬하지 않아도 좋다. 신하균은 어떤 캐릭터와 장르를 만나건 정답만을 보여준다.

배우 신하균이 25일 개봉하는 영화 ‘올레’(채두병 감독)로 관객과 만난다. ‘올레’는 일상의 모든 것을 다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 대학 선배 부친의 부고 소식에 제주도로 모인 세 남자의 예측불허 해프닝을 그린 작품. 신하균은 극중 한순간에 희망퇴직 대상자가 된 대기업 과장 중필 역을 맡았다. 13년간 사법고시에 떨어진 수탁(박희순)과 겉은 멀쩡한데 속은 문드러진 아나운서 은동(오만석)과 함께 숨겨왔던 흥과 끼를 발산하며 관객 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연기력으로 두 말 하면 잔소리인 ‘신하균 표’ 코믹 연기와 탄성을 자아내는 제주도의 경치가 더해져 기분 좋은 웃음이 터진다. 신하균은 ‘스물’(이병헌 감독)스러운 40대 판 청춘 코미디의 중심을 잘 잡았다. ‘올레’는 그를 보는 관객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쉼표가 될 수 있는 작품. 중필은 ‘지구를 지켜라’의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힌 청년 병구, 광기 어린 유괴범이 됐던 ‘복수는 나의 것’의 류, ‘빅 매치’의 천재 악당 에이스보다 훨씬 가볍다. 보는 사람도 몸에 힘을 빼고 볼 수 있는 영화다.

-‘올레’를 본 소감은?

“언론 시사회까지 총 두 번을 봤다. 처음에는 기술시사로 관계자들끼리 봤고. 그런데 처음 볼 때보다 두 번째 볼 때가 더 재밌고 웃기더라.”

-그동안 신하균에게서 볼 수 없는 모습들이 나온다.

“그 점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저의 또 다른 모습을 좋은 이야기와 함께 보여드리면 좋겠단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올레’가 가진 정서가 좋다. 중년 남자들의 철 없는 모습이나 추억을 더듬는 부분들이 좋았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일탈을 하고 얻는 해방감이 우리 나이대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인 것 같아 공감이 가기도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어떤 포지션인가?

“중간자적 입장이다. 편을 잘 안 든다. 남자들은 세 명이 함께 친한 경우가 많다. 두 명이 아옹다옹 하고 있으면 저는 중간에서 중립을 지킨다. 지칠 때까지 둔다. 다들 제 말은 잘 듣는다(웃음).”

-워낙 단답형이라 제작발표회 날 박희순에게 “뒤치다꺼리하기 힘들다”는 구박을 듣기도 했다.

“어떤 면에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지루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웃음). 내가 사람들에게 연락도 잘 안 한다. 주도해서 약속을 잡는 편이 아니다. 대신 누군가 나오라고 하면 거절 않고 가는 편이다.”

-이런 모습이 중필의 수줍은 청년 같은 모습과 겹친다.

“감독님도 그런 걸 원하셨다. 수줍어하거나 여자를 대할 때 짓는 은근한 미소를 좋아하시더라. 그런 모습이 쌓여서 캐릭터가 귀엽게 나온 것 같다.”

-20년 전, 20대 초반 신하균은 어떤 청년이었나?

“정말 내성적이었다. 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표현도 못하는 사람 있잖나. 내가 그랬다. 용기가 없었다.”

-지금은 어떤 성격인가?

“세월이 흐르기도 했고, 성격도 변하더라. 대부분 남자들이 어릴 땐 꾸미려고 한다. 솔직해도 되는데 세 보이려고 하고, 허세·허풍 같은 게 있다. 갓 성인이 된 남자가 뭐가 있었겠나(웃음). 이젠 있는 척, 센 척이 없다. 이젠 솔직함을 보여주는 게 가장 큰 무기다.”

-두 달 가까이 제주도에서 촬영을 했다.

“제주도만의 느낌이 좋았다. 날씨도 정말 좋았고. 해 뜨면 촬영하고 해지면 촬영이 끝났다. 저녁 식사 후에 사람들과 한 잔, 두 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술도 금방 깨더라. 낙원이었다. 쉬는 날을 줘도 서울에 안 올라갔다. 계속 제주도에만 있었다.”

-벌써 데뷔 18년 차다. 현장이 편안하겠다.

“지금도 슛 들어가면 긴장된다. 티는 안 내지만 제일 두려운 게 첫 촬영 날이다. 전날 잠을 아예 못 잘 정도다. 아침부터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한다는 건 쉽지 않다. 연기에 정답은 없지만 ‘내가 만들고 있는 캐릭터의 방향이 맞는 걸까’ 늘 분석하고 고민한다. 그래서 감독님께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다. 불안함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연기를 못 하면 어쩌지?’, ‘날 안 찾으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한다. 그건 7-80세가 되어도 마찬가지일 거다. 그저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연기하며 살아가고 싶다.”

-불안함을 잡아주는 여자친구/부인을 만나면 되지 않을까?

“소개팅을 안 좋아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안녕하세요, 저는 누군데 나이는 몇 살이고 취미는 이건데, 무슨 영화 좋아하세요?’ 이런 류의 대화를 못할 것 같다. 운명적인 만남이 있다고 생각하나보다. 아직 자연스러운 자리가 더 좋다. 그리고 결혼은 계획을 세운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웃음).”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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