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손예진은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덕혜옹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무릎 부상에도 주말 내내 무대인사를 다니며 홍보에 힘쓰고 있고, 심지어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사비 10억 원을 쾌척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처음엔 흥행을 위한 일종의 마케팅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녀의 남다른 필모그래피와 영화에 대한 애정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가 왜 그런결정을 했는지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 덕분에 ‘덕혜옹주’는 대작들의 공습에도 개봉 2주차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장기흥행 태세에 돌입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애착 만큼, 손예진은 ‘덕혜옹주’에서 ‘인생 연기’라 할 만큼 최고의 열연을 펼쳤다. 손예진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이덕혜라는 실존인물을 연기했고,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 고난과 역경의 삶을 여실히 연기했다. 그 과정에서 나이에 따라 과감하게 얼굴과 몸짓에도 변화를 주는 등 이덕혜란 인물의 일대기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사실 ‘덕혜옹주’를 향한 시선은 호불호가 상당한 상태. 겉으로 보면 어린 나이에 일본에 끌려가 고난의 삶을 산 인물이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무능력의 상징이자 일본에 가서 호의호식했다는비난도 함께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어려운 캐릭터를 손예진은 진정성을 담아 소화했다. ‘옹주’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접근했던 것. 물론 영화관을 나선 뒤 ‘덕혜옹주’를 향한 모든 관객들의 시선을 바꾸긴 힘들겠지만, 적어도 영화 속에서 만큼은 덕혜옹주의 비참했던 삶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냈다.
이렇듯 손예진은 쉽지 않은 작품과 캐릭터에 도전했다. 그리고 그 도전은 확실히 성공했다. 지난 14일 ‘덕혜옹주’는 손익분기점인 350만 관객을 돌파, 현재 410만 관객을 넘어섰다. 덕분에 손예진은 10억 원금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손예진이기에 가능했던 ‘덕혜옹주’란 점이다. 영화 속 이덕혜란 인물을 진심으로 연기했고, 또 영화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기에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늘 끊임없이 도전하는 손예진, 그녀의 연기가 항상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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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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