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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터널' 하정우, 붕괴된 터널에 갇힌 찰리채플린

입력 : 2016-08-12 07:00:00 수정 : 2016-08-22 14: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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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 기자] 하정우는 열정 덩어리다. 영화 ‘아가씨’에서 밉지않은 사기꾼역으로 주목을 받더니 이번엔 ‘터널’이다. 줄줄이 홍보에 미친 스케줄이지만 앓는 소리 한번 안한다. 영화얘기만 나오면 호흡이 가쁘다. 행복하다.

‘터널’ 하정우를 말하자면 한마디로 ‘웃프다.’ 무너진 터널에 갇혀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연기. 슬픈데 웃긴 연기는 아이러니컬하지만 ‘하정우표 연기’가 그렇다. 엉뚱한 거 같은 그의 연기에 사람들은 왜 빠져들까? 10일 개봉한 영화 ‘터널’속에 갇혔던 ‘리얼 하정우’를 삼청동 한카페에서 만났다. 

-‘터널’에서 1인극을 했다고 평하더라.

“봐주는 분이 그렇게 너무 거창하게 말씀해주시는데 과찬이다. 하지만 평소 찰리 채플린같이 전설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고 꿈꿔왔다. 보통 촬영할때는 상대배우랑 같이 하면 새로운 걸 찾아가는 부분이 있는데 난감했다. 이번엔 상대배우가 없으니 터널안의 소품과 미술세트에 집착했다.”

-영화 ‘더테러라이브’랑 비슷하지 않을까?

“그럴 수 있지만 다른 점은 밖에서 (오)달수형과 (배)두나의 감정 연기가 잘 받쳐줬다. 그래서 더 잘된 듯하다. 두 배우에게 감사한다. 밖에 상황이 굉장히 안 좋은데 현실과 동떨어져 철없이 적응하는 설이 재미있다. 준비과정에서 감독과 많이 의논했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안식을 찾는 게 더 가슴 아픈 부분이라는데 서로 공감했다.”

-혼자 연기를 하려면 어려운 점이 많을텐데?

“이번 촬영은 길게 진행하는 걸 감독에게 제안했다. 바위틈마다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데 길게는 장면을 자르지 않고 20분을 계속 찍은 적도 있다. 갇힌 차안에서 불을 끄고 자려다가 트렁크 열고 물건 꺼낼 때, 축구 가방 안에서 여러 물건 가지고 활용하는 장면 등이 그랬다. 자동차 목받침 빼려다 실패하는 장면도 그대로 살렸더라. 바위를 밀어내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바위가 생각보다 가벼워서 흔들리더라. 그러면 리얼 연기가 안 나오니까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달라고도 요구했다. 그래도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최대한 길게 찍는 게 이득이었다.”

-좁은 공간에 갇힌 연기는 어떤점이 어려웠나?

“갇혀보니 처음엔 답답했다. 분진이 눈에 들어가서 빨개진 게 첫날 촬영분이다. 초기엔 그 공간이 적응 안 되었는데 점점 적응이 되더라.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한 공간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혼자연기를 하면 애드리브가 많았을 것 같은데?

“김성훈 감독이 멍석을 깔아줬다. 코미디 영화로 생각하고 막 던졌다. 김 감독이 어떤 느낌을 좋아하는지 알겠더라. 감독의 표현법이 굉장히 세련됐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맞는 애드립을 많이 생각했다. 소소한 생존기가 영화의 메시지의 동력이 되지 않을까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참고했다.”

-강아지와의 열연도 화제다. 어땠나?

“퍼그를 캐스팅한 건 감독의 모험이었다. 영리한 개를 하지 둔하고 무심한 퍼그를 캐스팅했을까 의아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퍼그라서 가능했다는 걸 알았다. 예민하고 영리한 강아지는 촬영장의 환경을 버티지 못했을 거다. 개 사료를 나눠먹는 장면에서도 기적처럼 촬영했다. 원래는 최악의 상황까지 준비 했었다. 개가 버텨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정 안 되면 나눠찍을 걸 예상하고 준비했다. 그런데 큰 기대안하고 테스트 겸으로 찍었는데 개가 말을 듣더라. 2샷을 5분 동안 찍었다.이 장면을 위해서 개 수신호를 훈련장에서 배웠는데 한번에 다 찍었다.”

-관객이 봐줬으면 하는 점은?

“이 영화는 정말 리얼리티가 우선이었다. 최대한 리얼하게 살아남을 것이다. 그래서 사실주의적인 연기를 항상 생각했다. 내가 이 상황이면 뭘 할 것인가. 코를 긁는 장면 등 의도하지 않은 장면이 담겨 있더라. 감독과 터널 안에 갇힌 뒤에 오는 감정변화를 그래프로 만들어 봤다. 서로 의견조율을 하면서 감정변화를 체크하고 촬영하면서 편집 본을 보고 감독과 보강해 나갔다. 연기는 프리하고 즉흥적으로 했지만 굉장히 계산했다. 저는 막 던졌지만 감독은 보석 같은 순간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stara9@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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