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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준의피치아웃] 아는 형님과 스폰서 그리고 에이전트

입력 : 2016-07-26 11:00:00 수정 : 2016-07-26 10: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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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투수들이 승부조작 가담 사실이 잇따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팬들의 신뢰와 사랑을 먹고 살아야 할 KBO리그가 아직도 승부조작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KBO도 단장모임인 실행위원회를 열고 부정행위 관련자의 자진신고 유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 신설, 2012년 이후 전 경기를 대상으로 모니터링 실시, 에이전트제도 조기도입 논의, 부정방지와 윤리교육 대폭강화 및 교육이수인증제 도입 등 총 5개 항목의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특히 KBO의 고심의 흔적이 느껴지는 대목이 바로 에이전트 도입 논의다. KBO는 지금까지 에이전트 제도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주장해왔다. 구단이 적자 운영 중인 가운데 에이전트까지 들어온다면 선수들의 몸값이 크게 올라 구단 운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KBO가 승부조작 사건을 계기로 한 걸음 물러섰다. 문화관광체육부가 스포츠산업육성 방안으로 에이전트 제도의 활성화를 제시하며 KBO를 압박하기도 했지만, 승부조작을 뿌리 뽑으려면 에이전트 제도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과 KBO는 자신들의 노력만으로는 승부조작의 발본색원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승부조작은 학연과 지연 혹은 팬이라는 명목을 앞세워 ‘아는 형님’으로 선수에게 접근한 브로커가 각종 편의와 향응을 제공하는 ‘스폰서’로 변신한 뒤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도록 덫을 만들어 선수를 끌어들이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구단이 선수들의 사생활까지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구단들은 연봉협상 등 여러면에서 불리함과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에이전트를 통해 선수들의 사생활 관리에 대한 책임을 나눠 갖게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에이전트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 ‘제리 맥과이어’의 주인공 맥과이어처럼 선수의 몸값을 끌어올리고 사생활의 어려움까지 해결해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모든 영화와 현실이 같을 수는 없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이미 에이전트를 자처하며 선수들에게 접근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범좌와 관련된 사람은 아니더라도 ‘아는 형님’이나 ‘스폰서’ 수준의 사람들도 없지 않아 보인다. KBO가 에이전트를 받아들인다면 제대로 준비된 자격있는 사람들에게 에이전트 자격을 주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idy015@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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