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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의 속상한 항변 "더 이상 뭘 해야합니까"

입력 : 2016-07-21 10:39:34 수정 : 2016-07-21 11: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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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더 이상 무슨 교육을 합니까? 다들 성인인데 도시락 싸들고 쫓아다니나요.”

지난 20일밤 야구계는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마카오 해외원정도박혐의로 조사를 받은 안지만(33·삼성)이 이번에는 불법도박사이트 개설에 자금을 댄 혐의로 대구지검에 소환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안지만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의심의 시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더 큰 충격도 이어졌다. 이태양(23·NC)이 브로커에게 수천만원을 받고 특정경기에서 볼넷을 내준 혐의로 창원지검의 승부조작 수사를 받고, 혐의를 시인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까닭이다.

도대체 누구의 잘못일까. 소속구단의 관리미흡일까. 몇몇 구단 관계자는 분통을 터뜨린다. 과거부터 선수들의 범법행위는 이어져왔다. 그럴 때마다 구단은 죄인이 된 마냥 고개를 들지 못했다. 사장 단장 감독 코치 프런트까지 고개를 숙였다. 팬들은 모든 책임을 구단에 돌리면서 비난했다.

일단 선수단 관리의 책임소재가 구단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목소리다. 리그가 처음 태동한 것도 아니고 불법행위가 이어져오면서 그때마다 재발방지를 위해 규약을 강화하고 정신교육을 정례적으로 실시해왔다. 승부조작의 경우 영구제명이다. 더 이상 강력한 징계도 없다.

지난 2012년 LG 소속이던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로 리그가 홍역을 치렀을 때도 KBO와 각 구단은 난리가 났다. 그 사건 이후로 신인 선수들에게 불법 도박 등 범죄 유해성을 알리고 경고메시지를 주기 위해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서약서까지 받는다. 구단도 상시적으로 교육을 하고 승부조작의 경우 브로커의 접근 사례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등 미리 대처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고지한다.

이런데도 사건사고는 줄어들지 않는다. 지난 시즌 후 해외원정도박 사건 이후 음주운전에 금지약물 복용, SNS 명예훼손, 공연음란죄 등 실망감을 일으키는 사건이 이어졌다. 그러다 이번에는 리그의 근간을 뒤흔들 승부조작 사건까지 재발했다.

선수단의 자정노력이 우선돼야한다. 모두가 그 심각성을 알만한 성인이다. 과거 롯데는 선수단의 사생활이 경기력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해 이를 체크하기 위해 CCTV까지 설치했다가 큰 비난을 받았다. 구단은 갑이었고 선수는 을이었다. 모두가 을의 편을 들어줬다.

최근 수년간 FA 선수 몸값은 100억대를 바라볼 정도로 치솟았다. 선수들의 도덕성은 제자리걸음이다. 한 관계자는 “구단이 더 이상 어떻게 하면 되나요?”라고 한숨을 쉬면서 반문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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