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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의 당찬 고백 "메이저리그? 지금 실력으론 부족해요!"

입력 : 2016-06-30 09:19:10 수정 : 2016-07-04 1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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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부산 권기범 기자] “저기…안녕하세요.” 훤칠하게 큰 한 청년이 다가와 다소 어색하게 인사를 건넨다. 훈련 후 편한 차림으로 교문을 나선 부산고 3학년 윤성빈(17)이다.

윤성빈은 요즘 롯데팬들의 ‘핫아이콘’이다. 지난 27일 마감한 2017 신인 연고지 1차 지명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매년 나오는 1차 지명자, 하지만 윤성빈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올해 고교 최대어로 꼽히는 우완투수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아온 까닭이다.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고교생의 어깨에서 뿜어져나오는 시속 150㎞을 넘나드는 직구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까지 군침을 흘리게 했다. 그러나 윤성빈의 최종선택은 롯데였다.

왜 메이저리그 대신 롯데를 택했나=윤성빈은 지난해부터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았고 구체적인 계약금액 제의도 받았다. 하지만 윤성빈은 “전 아직 자신이 없어요”라며 스스로의 의지로 롯데행을 선택했다. 부친인 윤응서 씨도 아들의 생각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며 “잘했다“고 힘을 실어줬다. 왜일까.

윤성빈은 솔직하고 당당했다. 자신의 현재 위치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있었다. 윤성빈은 “어른들은 어리석다고, 미국 가서 실패하고 돌아와도 성공이 아니냐, 남들은 돈 주고 유학을 가는데, 돈을 받고 보내준다는데 왜 안 가느냐는 말들을 하신다”며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실패사례도 많고, 아직 난 자신이 없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 최대어’라는 언론의 수식어, 윤성빈은 “난 보완할 부분이 많다. 지금 실력으로는 부족하다”며 “그저 유망주일 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미래의 꿈은 메이저리거다. 하지만 윤성빈은 이제 KBO리그의 힘을 믿는다. 최근 수년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도 많이 생겼고, 일본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의 꿈을 이룬 선수도 많다. 충분히 국내에서 기량을 갈고닦아 포스팅(7년) 혹은 FA(9년) 때 도전해도 충분하다. 1999년 2월생, 만 17세의 어린 나이는 엄청난 무기다.

더욱이 뒤늦게 메이저리그행을 택하는 일도 없다고 못박았다. 2001년 롯데의 1차지명 추신수(텍사스)가 그런 사례였다. 계약금과 관련해 윤성빈은 “아버지가 계약금을 많이 받은 선수들 중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고 알려주셨다. 나도 많이 받으면 부담감도 있을 테고 욕심을 낼 생각은 없다”며 “잘은 모르지만 (계약은)빨리 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윤성빈은 “SNS를 통해 팬분들이 롯데로 잘왔다고 하신다. 잘한 선택인 것 같다”고 웃었다.

“신인왕? 자신있어요!”=윤성빈은 차곡차곡 계획을 세워놨다. 롯데에서 많은 것을 배워 신인왕을 타보는 게 우선 목표다. 윤성빈은 “하드웨어나 구속은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직구최고구속은 155㎞였다. 요즘은 부산고 김수형 투수코치의 세밀한 지도로 커브와 스플리터도 가다듬고 있다.

다만 제구력에서 아쉬움이 있다. 작년까지 스리쿼터로 던지던 투구폼을 오버스로로 바꿨다. 초교 시절 야구를 시작하면서 “편하게 던지면 된다”는 말에 스리쿼터가 몸에 익었지만 195㎝까지 큰 키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주변의 조언을 듣고 올해 바꿨다. 윤성빈은 “장점이 큰 키인데 옆으로 던지면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고 하시더라”며 “아직 완전한 내폼이 아니라서 제구가 좀 불안하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이 부분을 가다듬은 뒤 1군에 안착, 신인왕을 타는 게 윤성빈의 당찬 2017년 포부다. 그리고 4년 후 야구종목이 부활한다면 도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따 병역혜택까지 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 미래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참 다부지다’고 느낀 대목이다. 윤성빈은 “지금 아픈 곳은 없다. 아프지만 않으면 (신인왕은)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윤성빈이 훈련 후 부산고 교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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