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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는 있나? '한화식 퀵후크'의 불편한 진실

입력 : 2016-06-27 06:00:00 수정 : 2016-06-27 19: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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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전 정세영 기자] 35회. 26일까지 한화가 기록한 시즌 퀵후크 횟수다. 퀵후크는 3실점 이하의 선발 투수를 6회 이전 강판하는 것을 말한다. 퀵후크 35회는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의 기록이다.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롯데와 경기를 치른 한화는 또 한번 퀵후크를 시도했다. 이날 선발 송은범은 1회 박종윤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3실점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2회 송은범을 내리고, 심수창을 투입했다. 한화 관계자는 송은범이 강판된 후 “별다른 부상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퀵후크였다.

전날 새 외국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가 7이닝 1실점(승리)으로 호투하며 모처럼 ‘선발 야구’를 펼친 한화는 불과 하루 만에 ‘극과 극’ 투수 운용을 했다. 결과적으로 이 퀵후크는 실패였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심수창이 2⅓이닝 동안 9피안타 7실점(5자책)으로 무너졌고, 이날 한화는 4-12로 졌다.

퀵후크는 일부러 빠른 타이밍에 투수를 바꿔 분위기 반전을 노릴 때 주로 사용된다. 그런데 올해 한화는 퀵후크로 썩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날까지 35번의 퀵후크에서 고작 12승(2무21패)을 챙기는 데 그친 것이다. 사실 올해 뿐 아니다. 김성근 감독 체제가 시작된 지난해에도 한화는 54번으로 퀵후크를 가장 많이 했다. 그러나 54경기 성적은 24승 30패(승률 0.444)로 나머지 경기 승률 0.489(44승 46패)보다 낮았다.

최근 프로야구 추세는 '선발이 강한 팀'이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정규리그 5연패에 성공한 삼성 야구의 중심에는 ‘강한 선발 야구’가 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5선발이 제대로 굴어가는 두산이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선발 야구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두산의 퀄리티스타트 횟수는 40회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선발진 성적도 40승(13패), 평균자책점 3.81로 두 부문 모두 리그 1위다. 두산의 퀵후크는 9번으로 가장 적었다. 반면, 한화의 퀄리티스타트는 11차례로 10위다. 선발 투수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9승을 따내는 데 그쳤다. 선발 평균자책점도 6.50으로 꼴찌다. 

올해 두팀의 기록만 봐도, 퀄리티스타트는 성적에 비례하고, 반대로 퀵후크는 성적과 반비례했다. 지금까지 기록과 순위를 보면 ‘선발 야구’가 대세다.  그러나 한화는 여전히 '불펜 야구'를 고수 중이다. 불펜의 과부하를 떠나, 선발 투수들은 자신감을 잃어 가고 있다. 한화의 한 투수는 "선발로 나가도 2연속 볼넷만 주면 자꾸 벤치를 쳐다보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물론 그라운드에서 판단은 감독의 몫이며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한화 야구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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