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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생] 이효리의 제주도 은둔생활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입력 : 2016-04-14 11:09:48 수정 : 2016-04-20 10: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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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의 연예계생태보고서] 연예인과 정치인 모두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산다. 그런데 인기라는 것이 단순하지가 않다. 대중에게 위안을 주고 비전을 제시하기 때문에 인기가 생기는 것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고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살았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노 전 대통령의 집을 찾았다. 하루에도 수십번 씩 문을 두드리고 자신을 불러 나오게 한 이들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최근 제주도에 살고 있는 이효리가 집을 옮겼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낯선 이들의 방문 때문이다. 원래 살던 집을 놔두고 다른 곳으로 극비리에 이사를 한 것. 사생활 침해가 극심해서 도저히 견디기 어려웠다는 게 주요한 이유다. 이효리가 직접 SNS에 “친애하는 제주도 관광객 여러분. 죄송하지만 우리집은 관광 코스가 아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에도 수십 차례 울리는 초인종과 경보음으로 저희 모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사생활 침해 건을 두고 누리꾼들 대부분은 이효리를 동정하는 분위기다. 관련 기사에는 제주도에서 힐링하며 사는 이효리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는 내용의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 “연예인도 참 피곤하구나” “미친 거 아니냐고 살고있는 집을 왜 찾아가” 등 이효리의 처지에 공감하는 댓글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이효리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너무 가볍게 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효리는 1세대 아이돌 걸그룹 핑클 출신이다. 핑클 이후에도 ‘섹시퀸’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이효리는 가수는 물론, 예능인, 연기자 등 다방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효리는 그저 인기 있는 스타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후 동물보호 등 사회적 발언에도 나서고 SNS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과도한 팬심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아이돌 출신 치고는 이례적인 행보였다. 어쨌든, 이러한 소통의 결과, 이효리의 팬들은 더욱 급증했고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가 됐다. 이상순과의 결혼 이후 이효리는 가수는 물론, 방송 활동에 좀처럼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SNS 활동은 접지 않았다. 제주도에서 힐링하는 삶을 대중에게 보여준 이효리는 그렇게 자신의 존재 가치를 더욱 높여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부터는 SNS 활동마저 중단하고 집도 옮겼다. 그런다고 해서 이효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호기심이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이효리도 자신의 사생활을 존중받아야 한다. 동시에 이효리는 대중에게 남다른 존재 가치를 지닌 스타다. 대중을 일방적으로 피하는 것은 이러한 자신의 존재 가치뿐만 아니라 대중을 무시하는 행동처럼 수 있다. 차라리 정기적으로라도 대중과의 만남과 접촉 시간이나 공간을 만드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연예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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