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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면 오르는 연봉? kt의 이색고과 뒷얘기

입력 : 2015-12-29 13:00:00 수정 : 2015-12-29 13: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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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와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네요.”

연봉 인상안을 듣고 나온 선수들은 깜짝 놀라며 활짝 웃었다. 엄상백의 표정을 본 구단 관계자는 “입이 찢어지더라”고 표현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첫 협상에서 단번에 도장을 찍었다.

올 겨울 kt는 통큰 결정을 내렸다. FA 선수 7명을 제외한 협상대상자 41명에서 삭감자가 제로다. 어떻게 평가를 했을까.

경기 내용 및 개인 성적, 팀 워크, 상황별 타격, 포지션별 수비 난이도 등을 세밀하게 분석한 고과표는 당연한 일이다. 요약하면 연봉고과에서 팀순위를 배제했고, 홍보마케팅 요인과 프로의 마인드를 많이 적용했다. 신생구단인 만큼 1군 진입 첫 해 꼴찌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판단했고, 선수들 면면의 성적도 당연히 좋을 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냉철한 고과는 오히려 의욕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이색 고과는 이미 11월말 원주 kt 연수원에서 1박2일로 열린 선수단 교육에서 다 고지했고, 의견수렴도 받았다.

홍보마케팅 요인에는 사인을 해주는 팬서비스와 언론인터뷰 태도를 비롯해 구단 공식앱인 ‘위잽(wizzap)’에서 팬들에게 하트를 많이 받은 것까지 포함시켰다. 일례로 엄상백의 경우, 한 시상식장에서 춤을 춘 것까지 플러스 요인이 됐다. 끼를 분출했다는 것도 프로선수로서 칭찬을 받을 일이라는 것이다. 연봉은 최저 27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올랐다.

본받을만한 마인드로 연봉을 올린 선수도 있다. 하준호다. 트레이드로 kt로 이적한 하준호는 사실 1군에서 보여준 것은 많지 않다. 부상으로 빠지기도 했고 중요한 상황에서 실책도 했다. 하지만 더그아웃에서 언제나 파이팅을 외치고, 성실하게 훈련하는 자세는 구단이 추구하는 선수상이었다. 하준호의 연봉은 3200만원에서 6000만원이 됐다. 이외에 대표팀에 합류해 kt의 위상을 높인 조무근도 플러스점수를 받아 2700만원에서 무려 8500만원으로 215% 인상률을 기록했다.

동결자를 보면 확연히 느껴진다. 최대성, 윤근영 박용근 김동명이 동결됐는데, 윤근영을 제외하면 모두가 부상으로 도중 이탈한 선수들이다. 야수 고과 1위 장성우는 SNS 논란 징계의 일환으로 동결됐다.

아직 신인급 선수들이 많고, 신생팀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이런 행보는 이색적이다. kt 관계자는 “삭감자가 없다는 부분에 대해 구단도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며 “하지만 동기부여가 더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지난 익산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하준호는 힘든 일정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었다. 손은 물집투성이였지만 에너지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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