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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분석] '잉여'로 복귀한 노홍철, 반갑거나 혹은 불편하거나

입력 : 2015-09-29 07:30:00 수정 : 2015-09-29 14: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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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참 반가웠다.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무한도전 그 녀석’ 노홍철이 자숙 후 방송 복귀작으로 MBC 추석 파일럿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선택, 그간의 공백에도 여전히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자숙을 했다고 하기엔 너무 밝은 모습, 그리고 여행이란 소재가 과연 노홍철이 진정 자숙을 하긴 했는지 의문을 갖게 만들기도 했다.

노홍철의 방송 복귀작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지난 27∼28일 양일간 방송된 1, 2부를 통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2030세대 잉여 청년들이 무모한 유럽 여행을 통해 우정을 쌓는 포맷으로, 방송인 노홍철과 여행작가 태원준, 스트리트 아티스트 료니, 모델 겸 배우 송원석, 대학생 이동욱 등이 1인당 18만원으로 20일간 유럽 전역을 여행하는 내용이다. 노홍철의 방송 복귀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베일 벗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보는 것만으로도 눈과 귀가 즐거웠다. 누구나 꿈꾸는 유럽여행, 그리고 무전여행을 혈기 왕성한 다섯 명의 젊은 청춘들을 모델로 리얼하게 만들었다.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해보기 힘든 유럽에서의 노숙, 길거리에서 초상화 그리기, 히치하이킹 등을 재치있게 잘 담아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론 각기 다른 다섯 명의 사람들을 프로그램 속에 투영하면서, 때론 화합하고 때론 갈등하는 모습 등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노홍철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조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가끔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만도 한데, 노홍철은 늘 남을 배려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업 시키면서 여행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다섯 명의 잉여 중 가장 많은 것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 잉여인데도, 험한일 궂은일 항상 앞장서는 모습이 계속해서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노홍철은 다큐멘터리와 예능의 사이에서 절묘한 줄다리기를 하며, 평범함 속에서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예능인의 역할에 충실했다. 덕분에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상대적인 방송 취약시간대인 밤 11시에 시청률 3%대를 기록하며, 파일럿 그 이상의 가능성도 활짝 열었다.

하지만 대중들의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렸다. 노홍철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여행을 다녀온 게 자숙인가’, ‘자숙이라 하기엔 너무 프로그램을 즐긴 것 같다’, ‘추석 명절인데 차라리 독거노인이나 불우이웃 돕는 게 더 자숙에 가깝지 않을까요’란 반응도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태.

물론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길바닥으로 돌아간 노홍철에게 다시 초심을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봉사로 자숙을 해왔던 기존 연예인들의 행보에 익숙했던 시청자들의 눈에는 전혀 공감도, 자숙을 하긴 했을까란 생각을 하게 했을 것이다.

반가움 못지 않게 아쉬움도 크게 남았던 노홍철의 방송 복귀작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이번 기회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앞으로 그의 행보에 달렸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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