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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바늘 꿰맨 박준영?’ 오해에 속상한 이종도 감독

입력 : 2015-09-01 10:46:08 수정 : 2015-09-01 10: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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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오사카 권기범 기자〕이종도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속상해했다. 가족과 지인으로부터 “아니 그렇게 아픈 선수를 내보내면 어떡하느냐”는 말을 듣곤 “무슨 소리냐?”고 황당해했다.

알고 보니 박준영의 기용 때문에 불거진 말이었다. 박준영은 지난 29일 제27회 세계야구청소년대회 B조 예선 두 번째 경기 캐나다전에서 무릎 부상을 입었다. 유격수로 출전해 4회말 병살플레이를 위해 2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다 1루주자 조쉬 내일러의 거친 슬라이딩에 오른 무릎 위아래로 20㎝ 가량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 박준영은 고통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나갔고, 지켜보는 모두가 깜짝 놀라 가슴을 졸였다.

다행히 찢어진 부위는 길었지만 깊게 파이진 않았다. 병원검진결과 뼈에도 전혀 이상이 없었고, 네 바늘 정도만 꿰매고 소독을 하고 나왔다. 이튿날에도 병원을 찾았는데, 당장 경기를 뛰어도 상관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피부 표면만 긁힌 찰과상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종도 감독은 혹시 몰라 30일 쿠바전엔 휴식을 줬다. 박준영은 “경기에 뛸 수 있어요”라고 의욕을 내비쳤지만 이 감독은 괜찮아도 부상 다음날 출전은 무리라고 판단, 강제로 벤치에 앉혔다.

그리고 31일 대만전, 박준영은 3번 유격수로 정상출전했고, 마무리 투수로도 등판해 승리를 책임졌다. 대만의 추격에 4-3까지 쫓겼고, 이 감독은 9회말 박준영을 마무리 투수로 내보냈다. 박준영은 고교 때도 유격수와 마무리 투수를 함께 보던 선수다. 경기고 시절 투수가 부족해 2학년말 투구연습을 하면서 유격수와 마무리 투수를 함께 보는 색다른 선수생활을 했다. 이 점을 알던 이종도 감독은 선발 체질 투수를 모아놓은 대표팀에서 기회가 생긴다면 박준영을 마무리로 기용하기로 했다. 실제 이날 박준영은 1이닝을 완벽하게 막으면서 대만전 승리를 완성했다. 덧붙이자면 박준영은 NC에 투수로 1차 지명을 받았다. 최고구속은 시속 148㎞까지 기록했다. 김경문 NC 감독에게 “유격수보단 투수를 하고 싶어요”라고 당차게 말한 소년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중계로 지켜보던 한국의 팬들은 크게 부상을 입은 선수의 기용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도 감독은 전화로 지인들에게 항의(?)를 받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바늘이나 꿰맨 것으로 와전되면서 졸지에 ‘혹사 감독’이 됐다. 이 감독은 속상해하며 “그런 게 아닌데…”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31일 대만전 경기에 앞서 해맑게 웃고 있는 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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