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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Weekend 스토리①] 기영옥 광주 단장 “기성용 호주 유학… 미친놈 소리들어”

입력 : 2015-05-22 06:17:00 수정 : 2015-05-22 0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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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사람들이 나보고 미친놈이라고 했다. 그렇게 (기)성용이는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를 꼽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기성용(26)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기성용은 올 시즌 8골을 터트리며 EPL 아시아 선수 최다골 기록을 새로 썼다. 대표팀에서도 ‘대체 불가’ 자원이다. 유럽에서도 각광받는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로 주목받으며 차기 행보에 유럽 이적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그의 성장 뒤에는 바로 부친인 기영옥(58) 광주광역시 축구협회장 겸 광주FC 단장이 있었다. 스포츠월드가 기영옥 단장을 만나 기성용의 어린 시절과 최근 한국 축구를 흔들고 있는 이승우, 그리고 유소년 정책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글 싣는 순서. ①기성용 호주 유학 보내고 ‘미친놈’ 소리 들었다 ②기성용부터 이승우까지 ‘개성 만점 선수’를 바라보는 관점 ③광주FC에서 ‘제2 기성용’ 육성한다



기성용은 호주에서 축구 유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또는 유럽으로 떠나는 최근 추세와는 다르다. 또한 축구와 호주 축구 유학은 생소한 조합이다. 기 단장은 한 마디로 정리했다. “축구 때문에 보낸 것이 아니다. 공부하면서 영어배우라고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성용이가 차범근 상(2000년 13회 수상자)도 받고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나는 공부가 더 중요했다”며 “그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사람들이 축구 잘하고 있는 성용이를 공부로 유학을 보낸다고 하니 ‘미친놈’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궁금했다. 축구 선수를 꿈꾸는 학생이 왜 축구보다 공부를 더 중시해야 하는지. 기 단장은 “수영이나 자전거를 떠올려보자. 어린 나이에 자세나 방법을 한 번 습득하며 평생 이어진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기본기만 잘 닦아 놓으면 충분하다”고 설명하면서 “공부를 하면서 자유롭게 축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호주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호주 유학은 ‘신의 한 수’ 였다”며 “지금 성용이가 스코틀랜드나 잉글랜드에서 빨리 적응하고 그 팀에 녹아들 수 있었던 이유도 영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물론 축구에 재능을 보인 어린 인재를 공부에 초점을 맞춰 유학을 보내기까지 고민도 많았다. 기 단장은 “축구에 대한 고민을 하긴 했지만, 그것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며 “축구는 기본기가 중요하다. 기본기는 몸이 유연한 어린 시절에 최대한 많이 습득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체력 훈련에 집중한다. 그러면 안 된다. 공을 가지고 개인 기술을 습득하는데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이는 학업과 병행하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성용의 어린 시절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나는 광양제철고 감독이었다. 전남의 유스 산하 팀이었는데, 여기에 광양제철 남초등학교가 있다. 그런데 나는 성용이를 라이벌인 순천중앙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고 털어놓은 뒤 “방과 후에 축구를 하는 유일한 학교였다”고 회상했다. 기 단장의 이러한 뒷바라지 덕분에 영어를 익힌 기성용은 스코틀랜드를 거쳐 잉글랜드 무대로 진출하며 빠른 적응으로 연착륙할 수 있었다. 기 단장은 “공부 덕분”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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