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큰 사찰의 일주문에 들어설 때에 양 옆에 험상한 얼굴과 칼과 쇠방망이 등 무기를 들고 쏘아 보듯 서 계신 형상의 분들은 사천왕이시다. 그러나 그 발 밑을 보면 마귀 같은 부류를 밟고 서 있다. 이 사천왕들은 선한 사람들은 보호해주고 삿되고 악한 무리들은 이와 같이 제압해서 동서남북의 네 방위를 지키고 불법을 수호함은 물론 불법을 열심히 믿고 정진하는 사부대중을 보호하는 책무를 맡고 있다. 원래 이 사천왕은 고대 인도 종교에서도 숭상했던 동서남북을 아우르는 귀신들의 왕이었으나 석가모니 부처님의 설법에 감복해 불교에 귀의했고, 그리하여 부처님과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됐다고 알려져 있다.
거기에 더해 금강 팔보살님과 금강 사보살님 등이 있어 중생사의 삿되고 해로운 기운으로부터 사부대중을 위호할 뿐만 아니라 이 분 신장님들을 포함해 상천계, 중천계 하계에 머무르면서 인간사 삼재팔난은 범접치 못하게 하고 땅과 하늘 사이의 모든 존재의 안녕을 섭수하신다고 여겨지는 104위 신중님들께 한 해를 시작하는 정월초에 간절히 화엄성중 기도를 올리는 것이다. 물론 매월 초마다도 큰 사찰의 경우 신중기도를 올리고는 있지만 정초만큼은 빠뜨릴 수 없는 기도가 바로 이 신중기도인 것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인간은 흉은 피하고 복을 더하고 싶은 마음은 본능에 가깝다. 무릇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무명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 것은 불자로서 궁극의 목표지만, 오탁악세를 살아가는 가운데 인간사 길흉화복 역시 되도록 이면 피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라 신중님들의 가피를 받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설날 행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들은 절로 달려가 간절하게 신중기도를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 알아야 될 것은 이렇듯 사천왕이나 팔부신장님들은 기도를 한다고 해서 아무나 무조건 원하는 바를 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모든 복덕의 원천이 선업을 짓는 것이 우선이지만 자신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진참회가 바탕이 돼야 한다. 즉 내 그릇이 깨끗하게 닦여 있지 않으면 보석을 담은들 한 낱 값어치 없는 돌로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선하고 바른 이들을 옹호한다는, 그래서 이 분들의 또 다른 명칭이 호법선신(護法善神)인 것이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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