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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17년 영욕의 프로인생 아쉬운 마감

입력 : 2015-02-01 11:55:25 수정 : 2015-02-01 13: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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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송용준 기자〕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였던 김동주(39)가 결국 17년 간의 프로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김동주는 소속팀의 은퇴 권유와 코치직 제안을 뿌리치고 방출을 요구한 뒤 새 팀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김동주는 kt와 협상 테이블을 가지기는 했지만 서로의 조건이 너무나 달랐고 이적에 실패했다. 결국 자신을 찾는 팀이 없자 김동주는 선수등록 마감일인 31일 은퇴의사를 천명했다. 현재 어느 구단과도 협상해 입단할 수 있지만 선수등록일 이후 계약한 구단에서는 육성선수 신분이기 때문에 5월1일 이후에나 1군에 나설 수 있다. 김동주는 이런 과정을 겪느니 차라리 은퇴를 택했다.

▲화려했지만 아쉬웠던 프로생활= 김동주는 배명중학교 시절부터 거포 주목받았고 배명고를 거쳐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98년 OB 베어스에 입단했다. 김동주는 그해 시즌 개막전부터 홈런 2방을 터뜨리는 등 데뷔 첫 해 24홈런을 때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9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2000년에는 타이론 우즈, 심정수 등과 함께 ‘우동수’ 트리오라 불리며 홈런 31개를 때리는 등 두산의 붙박이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2001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김동주는 2004년 시즌 뒤 이혼과 어머니의 투병 등 개인적인 어려움이 겹치면서 “야구를 그만두겠다”며 갑작스런 은퇴선언을 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행히 구단과 김경문 당시 감독의 설득으로 다시 돌아와 2005년 팀의 주장을 맡으면서 그해 94경기에 나서 타율 3할2리 10홈런 50타점을 거두며 존재감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김동주에게 이번에는 부상이라는 시련이 닥쳤다. 2006년 제1회 WBC 본선 조별리그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1루 슬라이딩을 하다가 어깨를 크게 다친 것이 그의 선수 생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그해를 거의 재활로만 보낸 김동주는 부상에서 돌아온 뒤 과거 만큼 화려한 힘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후 잦은 부상과 기량의 하락세에 팀내 분위기 저해 같은 불화설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김동주의 존재감은 점점 더 희미해졌다. 결국 김동주는 2013시즌 28경기밖에 뛰지 못했고 2014시즌에는 아예 1군에 얼굴조차 내밀지 못했다. 결국 김동주는 지난해 시즌 중 트레이드 요구 등으로 다시 한번 파장이 일었다. 그래도 두산은 시즌 뒤 김동주에게 은퇴 뒤 지도자 생활을 권유했지만 김동주는 선수생활 연장을 택했지만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김동주는 프로 17년 동안 통산 타율 3할9리, 273홈런, 1097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 3할9리는 3000타석 이상 타자 중 8위이고 우타자 가운데서는 이대호(0.309, 7위)에 이어 2번째로 높다. 김동주는 특히 잠실구장에서만 홈런 131개를 날렸고 이 가운데 2000년 5월4일 롯데 기론으로 부터 때린 유일한 잠실구장 장외홈런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은퇴식 영구결번은 없을까=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였지만 김동주의 마지막은 쓸쓸하기만 하다. 현재로서는 무적 선수인 탓에 그의 은퇴를 제대로 챙겨줄 책임이 있는 구단은 없다. 그나마 17년간 김동주와 함께한 두산이 김동주와 팬들이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유일한 창구다. 이미 구단측에서는 지난해 시즌 뒤 김동주가 두산에서 은퇴를 선언할 경우 성대한 은퇴식과 코치직을 약속했지만 본인이 이를 거부했는 점 때문에 두산이 그냥 쉽게 나설 수만은 없는 점이다. 김동주가 스스로 거부한 것을 다시 받아들일 마음이 있는가를 확인해야 도움에 나설 수 있다. 선수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두산이 나설 이유도 명분도 없다.

하지만 여전히 팬들은 ‘두목곰’으로 불렸던 김동주의 마지막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고싶어 한다. 또한 갈등도 있었지만 팀을 위해 헌신했던 선수에 대해 영구결번 등의 예우를 기대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일단 두산이 먼저 김동주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두산도 이 문제를 논의할 주요 인사들이 전지훈련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어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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